[컴퓨터그래픽 전문가 서석태씨] 인재 턱없이 부족한 현대의 마술
  • 편집국 ()
  • 승인 1990.07.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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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쾌한 음악과 더불어 ‘KBS스포츠??란 타이틀이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다가 자리를 잡는다. 곧이어 7개 구단의 깃발이 펄럭이고 흰 야구공이 빙글빙글 돌면서 빨간 실밥이 화면에 크로즈업된다. ??KBS 오늘의 프로야구.??

 매일 그렇고 그런 모델들의 얼굴에 싫증이 난 시청자들은 이처럼 선과 면과 공간이 자유자재로 바뀌면서 다양한 입체들을 조작해내는 광고를 보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다름 아닌 컴퓨터그래픽(computer graphic)광고이다.

 “컴퓨터 그래픽은 텔레비전광고뿐 아니라 건축설계, 기계제도, 의상제작, 일러스트레이션 등에도 이용됩니다. 그래서 이 기법은 광고대행사를 비롯해 컴퓨터회사, 영화제작소, 패션업체 등의 광고에 즐겨 사용됩니다. 그중에서도 텔레비전방송국에서의 수요가 가장 많은 편이죠. 영화〈스타워즈〉가 관객을 많이 모을 수 있었던 것도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했기 때문이죠. 아마 앞으로는 전 산업분야에서 이용될 겁니다.??

 컴퓨터 그래픽 전문업체인 (주)비손택 대표 徐錫泰(43)씨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이다. 섬유계통의 일에 종사하고 있었지만 컴퓨터 그래픽에 관심을 두고 있던 그는 이 분야가 사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둘수 있다는 판단이 들자 사표를 던지고 곧 이길로 나섰다. 시작한 지 1년 남짓하지만 그동안 실속있는 업체로 꾸려나갈 수 있었고 국내의 3~4개 전문업체 중에서도 가장 앞선다는 평을 듣게 되었다.

 국내의 컴퓨터그래픽 수준은 비디오 처리 기술이 떨어져 미국 영국 일본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싱가포르나 홍콩보다는 앞선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일본 등 해외 작품이 초당 4백만~7백만원을 호가하지만 국내 작품은 이것의 3분의1 또는 4분의1 수준에 그치는 형편이다. 지난해의 우리나라 컴퓨터 그래픽시장 규모는 3백억~4백업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그 중 95%이상을 이와 같은 수입품들이 차지하였다고 한다.

 “컴퓨터그래픽은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그리고 프로를 구성하는 프로듀서가 팀을 이뤄 작업을 합니다. 아직 전문가라 할 수 있는 사람은 몇십명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해외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입니다. 사실 실장 ? 차장급이라 해도 경력은 5~6년이 고작이죠. 미학적인 감각이 뛰어나고 컴퓨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만한 분야입니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데도 실력을 갖춘 사람은 태부족인 형편이고 보면 컴퓨터그래픽 분야는 젊은이들이 도전할 만한 2000년대의 확실한 유망직종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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