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 걱정 끼치는”궤도이탈 임시국회
  • 이흥환 기자 ()
  • 승인 1990.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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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 · 치안과 직결된 사회 · 경제분야 소홀

大選 예산전용 시비로 무더위 정국 계속될 듯

 궤도이탈했던 임시국회, 의사일정대로라면 예정에 없었던 ‘事故’였지만, 그동안 거대여당과 왜소야당이 어울리지 않게 벌여왔던 ‘힘겨루기’행태에 비춰보면 제150회 임시국회의 궤도이탈은 어쩌면 예정대로 진행되었던 셈인지도 모른다.

 한번 궤도이탈을 경험한 국회가 닷새만인 7월3일 가까스로 다시 본궤도에 진입하긴 했지만 회기 안에 언제 다시 궤도에서 벗어날지는 예측불허다. 국회파행운영의 기폭제가 된 87년 대통령선거 당시 서울시 예산전용 시비는 정부여당이 이를 사실로 인정하게 될 경우 평민당은 국정조사권 발동을 요구하며 투쟁에 나설 것이 뻔하고, 반대로 부인하면 정치투쟁의 好材로 삼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여야대결은 여름 정국을 더욱 무덥고 짜증스럽게 할 것 같고, 그럴 경우 정기국회에까지 연결돼 올 하반기 정국도 궤도를 지킬 수 없게 될 것 같다.

 평민당은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부터 대여 선전포고를 해놓았다. “전반기에는 조용히 있겠지만 후반기에는 강공책을 쓰겠다”는 것이 임시국회에 임하는 평민당 전략이었다. 이에 비해 민자당은 이번 임시국회를 내각제 실현을 위한 大長征의 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임시국회 본회의장은 서로 마주보고 달려온 與野가 부닥치는 ‘충돌사고현장’이 됐을 뿐이다.

 여야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사회 · 문화부문에 대한 대정부질문을 하지 못할 뻔했다. 경제에 관한 질문도 未完으로 끝낼 위기에 처했다.

 정치분야와 통일 · 외교 · 안보분야에 관해서는 정부측으로부터 빈약한 답변을 듣는 데 그쳤고 경제분야는 청사진이 나오지 못했다. 민생과 직결되어 있는 사회 · 경제 분야는 소홀히 하면서 당리당략에 직접으로 관련있는 정치 · 안보 문제는 악착같이 매달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생리를 드러내 보였다. 민주당 金正吉의원이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지적했듯이 “정치가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꼴이 또 재현된 것이다.

 여권은 내각제 개헌 문제를 공식적으로 의회 안에 끌어들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일단 성과는 거둔 셈이다. 국군조직법을 통과시키고 지자제선거법을 유보시킨다면 금상첨화이겠지만, 평민당이 지자제선거법 관철과 국군 조직법 통과 저지를 최대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평민당 김총재는 여권에 ‘작은 고추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줘 평민당의 ‘존재증명서’를 얻어냄으로써 최소한의 소득은 얻었다고 봐야 한다. 이번 임시국회를 마감하면서 과연 얼마만큼 자기 몫을 차지하느냐 하는 것이 김총재가 겨냥하는 부가가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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