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배낭여행의 천국
  • 한성기 (국제배낭족클럽 회장) ()
  • 승인 1990.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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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가면 거스름돈 꼭 확인, 이탈리아에선 도둑조심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대학가는 해외 배낭여행으로 들떠 있고, 지도를 펴놓고 세계여행을 꿈꾸는 젊은이들로 가득 차있다. 국제배낭족클럽 회원인 교수 · 교사 · 대학생 등 2백여명이 46박47일 동안 배낭 하나 메고 유럽여행을 떠나는 사실만 보아도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다.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에는 정확하고 풍부한 내용의 여행가이드북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유럽 · 동남아 · 미국지역 여행책자가 여러 출판사에서 발행됐다. 그러나 현지 사정의 예기치 못한 변화로 여행정보가 틀리는 경우도 많다. 잘 알려지지 않은 유럽 각국의 뒷골목 이야기, 배낭여행의 기술 등을 소개한다.

 안전하며, 가장 손쉽게 배낭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유럽이다. 현지에 도착하면 ‘1일 승차권’으로 버스 · 지하철을 하루종일 탈 수 있고, 지도 · 숙소안내는 ‘안내소’에 가면 해결할 수 있게끔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런던의 대표적인 뒷골목은 피카딜리 서커스 주변의 ‘소호’(Soho)이다. 이곳에는 영국의 선술집인 퍼브 · 극장 · 유명한 레스토랑 등이 있다. 바로 이 퍼브야말로 영국의 명물이며, “영국의 정치는 퍼브에서 태어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므로 반드시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안도라. 피레네 산맥 한가운데 위치한 조그마한 이 왕국은 스페인의 속국이었는데 이슬람의 침입을 방어한 공로를 인정받아 1790년에 가톨릭왕조로부터 독립했다. 지난 겨울에 필자는 그곳 안도라를 방문했었다. 세계 각국의 상표를 안도라에서 볼 수 있었다. 또 그것을 사려고 오는 구미의 관광객이 연간 1천2백만명이나 되어 “유럽의 슈퍼마킷”이라고 불리는 곳이 안도라다. 안도라로 가는 교통편은 버스뿐인데 그나마 하루 한대밖에 운행하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스페인을 여행하려면 낮잠자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오후 2시~5시에는 시에스타(낮잠)를 위해 반드시 가게문을 닫기 때문이다. 이때에는 공원이나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게 좋다. 그리고 음식점이나 가게에서 거스름돈을 내어줄 때, 한국에서는 큰돈부터 내어주고 잔돈은 나중에 주지만, 스페인에서는 잔돈부터 주고, 한참 계산하다가 큰돈을 내어준다. 이때 주의 깊게 거슴름돈을 확인해야 한다.

 이탈리아에는 히피족이 상당히 많다. 신문지를 들고 다니면서 돈을 구걸한다. 구걸이 여의치 않을 때는 돈을 훔친다. 이때에는 무조건 고함을 쳐서 주위사람을 모아야 한다. 이탈리아 여행할 때는 도둑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열차여행에서도 주의할 점이 있다. 같은 열차를 탄다해도 열차가 분리되어 엉뚱한 곳에 내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열차 옆에 붙은 행선지를 확인하고 타야 한다.

 유럽의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지만, 프랑스에서도 배낭만큼은 ‘호커’에 두어야 한다. 이때 ‘호커’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면 1백프랑의 벌금을 내야 한다. 그러므로 암호숫자(5자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루브르박물관은 일요일에는 무료이므로 파리를 방문할 때는 공휴일이 포함되도록 일정을 짜는 것이 좋다.

 헝가리는 가난하지만 동양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나라다. 택시의 기본요금이 70원일 정도로 물가가 싸다. 요사이 맥도널드 햄버거도 들어와 급격한 서구화의 물결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헝가리에서는 4달러면 민박을 할 수 있다. 역에 내리면 민박을 알선하려고 안내판을 들고 있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스위스의 치즈는 감칠맛이 뛰어나다. 스위스여행시에는 열차만 타지 말고 스위스호수를 가로지르는 기선도 타보는 낭만적이 여행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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