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로 환경정책 풍자
  • 편집국 ()
  • 승인 1991.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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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개를 저으며 나마저 떠나면 괴로이 울먹일 내 사랑/어쩔 수가 없어 세상은 우리를 축복하지만은 않는 걸/ …/짙은 안개와 흐린 물속에 우린 모두 사라지지 …”

 방송심의 때문에 비록 한 방송사의 전파만 타고 있긴 하지만, 요즘 라디오에서 종종 들리는 이 노래의 가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단순한 사랑노래 같지는 않다. “내가 기르던 뉴튼이라는 조그만 개를 알지 /그 개가 오늘 아침 죽었어, 왠지 알아”하고 이어지는 영어 내레이션과 노래를 들으면 더욱 그렇다. 흔한 사랑노래가 아니라면 무슨 노래일까.

 노래제목인 ‘4210301’은 약간의 암시를 준다. 이 숫자는 다름 아닌 환경처의 전화번호. 그룹 ‘015B(空一烏飛)’의 키보드 주자로 이 노래를 작곡한 鄭晳源씨(23·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는 “목적의식이 노래를 대중가요 형식을 빌려 표현해보고 싶었다”면서 “이 노래를 폐수로 죽은 물고기와의 대화를 통해 환경정책을 풍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공일오비는 서울대 신문학과 출신으로 회사원인 張虎一(28), 연세대 토목공학과 재학생으로 방위근무중인 趙亨坤(23) 趙炫贊(23),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다니고 있는 정씨 등 4명으로 이뤄졌는데, 방송출연 및 공연을 사절하고 앨범만 취입하는 이색적인 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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