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의 표정] 실업자 양산은 곤란
  • 동베를린· 진철수 유럽지국장 ()
  • 승인 1990.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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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볼트대 에버하르트 세라우키 교수(50)

 “학문하는 사람으로서 자료를 얻기 위해 여행도 해야 되는데 예전에는 관료주의와 외환부족 때문에 불편했으나. 이제는 문이 활짝 열렸다.” 자유왕래, 통화통합 등 실질적인 통합 조치로 좋아진 점을 묻는 질문에 대한 에버하르트 세라우키 교수의 대답이다. 그는 동베를린 중심지에 자리잡은 홈볼트대학의 이슬람학과 주임교수이다.

 대학내 인사에 있어서도 전에는 당이념과 당활동이 기준이 되어 총장이 선정되었으나 이제는 능력에 따라 민주적인 절차로 선출된다고 그는 말했다. 학생들도 민주적 절차에 의해 책임자를 선출했다고 한다. 전문분야별로 서독의 대학쇼수들과 공동연구도 하고 협의도 하고 있다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경제통합의 진행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비판적이었다. 정부 예측으로는 가을에 동독에 1백50만명의 실업자가 생길 것이라는데, “통일한다면서 실업자들 많이 만든다면 국제적으로도 웃음거리가 될까 걱정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민주화 개혁을 위해 귈기한 것도 국민이요. 통독을 요구하는 운동을 벌인 것도 국민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동독 국민들이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불평도 했다. 힘든 계곡에서 빨리 빠져나가는 것이 좋다며 서독 정부는 서둘렀지만 사실은 1년쯤 늦췄어도 좋았을 것이라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동독에서 10월에 지방선거가 실시되고 12월에는 연방의회 총선거가 동.서독 양쪽에서 실시되리라는 계획에 대해서 “너무 단시일내에 모든 것이 진행된다”고 말하면서 동독 사람들은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다고 주잘했다. 불편한 점을 구체적으로 들어달라는 질문에 대해서 그는 홈볼트대학 경우는 학습원의 재정지원이 단단하므로 걱정이 없으나 대학에 따라서는 예산마련이 힘들어져서 학자들 중에서도 실업자가 많이 생길 것이라고 걱정했다. 책이 안 팔리고 예산이 부족해서 출판업계도 진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세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서독과의 통합에 대한 반응이 세대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는 적응력이 강하므로 직장을 찾을 능력을 키울 수도 있게 때문네 통독 조치를 비교적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에게는 꿈이 있으나, 기성세대에게는 생활의 피로만 밀어닥치는 형편이다.

 또 집세.전기.수도요금 등이 내년초에 일제히 인상된다는 것이 일반 시민들간에는 큰 화제가 되어 있다고 그는 말했다.

 동·서독간에 경제적으로 균형이 잡히는 데 몇해가 걸릴 것 같으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적어도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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