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의 표정] 언론자유엔 만족
  • 동베를린·진철수 유럽지국장 ()
  • 승인 1990.08.16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기상점 부사장 지그리트 아커만(54)

 전등에서 샨델리아까지 각종 조명·전기기구를 파는 상점을 경영하는 회사의 부사장인 지그리트 아커만 여사는 앞으로 경쟁이 심해지지 않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물론 경쟁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실업자가 생길 가능성도 있어서 근심이다.” 목소리도 약간 높아지고 불쾌하다는 듯이 말이 빨라졌다. 그러나 “모두 너무 빨리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을 이어갈 때는 표정이 누그러졌다.

 ‘회사’ 위치는 베를린시 서남방 교외의 포츠담시의 중심상가인 브란덴부르그?, ‘회사’라고 하지만 7월1일 경제통합 이전에는 ‘콘줌’이라는 관영 소비조합이었다가 최근 개편된 것이다. 아커만 여사의 가게는 제법 분주히 돌아가고 있다. 직원 4명이 거의 쉴새없을 정도로 고객이 많았다. 3천마르크짜리 크리스탈 샨델리아도 진열되어 있으나 그런 것은 안팔리고 3백마르크에서 1천마르크 범위의 실용적인 조명기구들이 잘 팔리고 있다.

 그녀는 경제 통합 조치에 대해 적지 않은 불만을 품과 있다. 변화가 너무 급하다는 의견을 많은 동독사람들이 말하고 있지만 윗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다만 신문은 변화가 너무 빠르다고 여론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작년 11월9일에 사회주의 통제가 무너진 후부터 신문의 역할이 매우 활발해졌다며 언론자유에 대해서는 만족을 표시했다.

 남편은 철도청의 기사로 다년간 일해왔으며 자신의 수입도 있으므로 수입에 대해서 아직은 마음놓고 있으나 앞으로 집세·전기요금 등이 인상될텐데 봉급이 안오를까 염려된다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 동·서독의 융합이 더 진행되어 경제적·사회적으로 균형이 잡히는데 얼마나 걸릴 것이냐 하는 물음에는 금년말에 선거를 거쳐 법적인 통일은 이루어질지 모르나 “2~3년 지나야 마음놓고 통일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예측이다.

 동독 사람들은 서독에 동독이 흡수되는 식으로 통일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대해 현실적으로는 불가피할지 모르나 섭섭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아커만 여사도 “먹혀 들어가는 것 같아 기분이 안좋다. 동독의 좋은 점은 서독이 배워가야 한다”고 주장이다.

 이 상점 근처의 노점에서 서독제 칼과 가위를 팔고 있는 다른 동독 여성은 장사가 잘되며, 매일매일 동독이 변화하는 모습이 새롭고 즐겁다며 대만족이다. 경제통합 전에는 비서로 일했으나, 밖에서  일하는 활기있는 직업으로 전환했다 한다. 이 여인은 동독 가도의 모습 중에 명랑한 단면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