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자 사연’詩集으로 엮은 경찰관
  • 편집국 ()
  • 승인 1991.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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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선 경찰관이 범죄피해자들의 피맺힌 사연과 범법자의 절박한 심정을 함게 그린 시집을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 유천파출소 소속 朴秉斗 순경(29)은 지난 6월 《우리 이제 사랑이란 말을》이란 시집을 내놓은 데 이어 지방일간지에 경찰관이 느끼는 삶과 인간미를 주제로 한 수필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 작가 경찰관.

87년 경찰에 들어간 이후 사회의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거나 법의 틀속에만 갇히는 인생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돼 이들을 소재로 한 글을 쓰게 됐다. 그는 또 경찰의 삶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쓰고 싶어 비번날이면 방송국에 나가 드라마를 공부하고 있다.

포천경찰서 신읍지서, 수원경찰서 유치장 민원실 등에서 비교적 순탄하게 공무원의 길을 걸어온 박순경에게는 아직도 가슴아픈 사건이 잊혀지지 않는다. 작년 11월 성폭행강도신고를 받고도 “가정파탄 만은 막아달라”며 애원하는 피해자의 말에 따라 사건을 은폐했다가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받은 것이다. 자신의 중징계보다는 강도피해자 가정이 결국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었다는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고.

박순경은 ‘법대로 하라’가 판을 치는 이 사회에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민중의 지팡이로 불리는 것이 자신의 소박한 희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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