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중된 성장혜택
  • 장영희 기자 ()
  • 승인 1990.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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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어느 지역에 살기를 원하는가. 지금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대도시 특히 서울을 거주희망지로 선택할 것이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서울에는 ‘모든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선 떠오르는 것이 질높은 교육, 의료서비스, 돈벌 기회 등. 하다못해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시설도 서울이 으뜸이다. 직장도 서울에 몰려 있다.

 이런 중앙집중화 때문에 부모들은 자식을 사람답게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살지 않으면 안된다고 여긴다. 고향은 그저 태어난 곳일 뿐이지 삶의 터전은 되지 못한다. 그래서 지방은 빈혈환자가 되었지만 서울은 영양과다 섭취로 인한 비만증 환자가 됐다.

 지역간 불균형이란 병은 이미 중증이다. 이는 우선 소득수준을 보면 분명해진다. 86년 현재 서울의 1인당소득(GRDP)은 2백60만원, 서울을 1백으로 볼 때 지방은 형편없이 못산다. 특히 광주·충남은 서울의 62%, 전남·전북지역은 65% 수준에 그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기의 경제정책은 중앙정부가 거의 전적으로 결정했고 지역주민의 의사와는 무관했다. 지역간 균형이나 특수성에 대한 충분한 배려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고도성장은 지역간 불균형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만든 셈이다. 성장지향을 선택한 현 경제팀이 형평우위로 방향선회를 하지 않는 한 지역간 불균형을 고쳐가기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1천명당 승용차 대수(영업용 포함, 88)

자료 : 교통부, 교통통계연보

80년 중반부터 소득증대로 자동차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88년말 현재 자동차 등록대수는 2백4만대에 달했다. 이 가운데 승용차는 절반 가까운 1백11만대(89년말 1백55만9천대).

 자동차 사고도 크게 늘어 22만5천건이 발생. 자동차 사고 왕국의 오명을 남겼다. 사망자는 1만1천6백명, 1백명에 2백75명 꼴. 지역별로는 서울(5만6천건), 경기(3만3천3백건), 부산(2만2천4백건)등의 순으로 많았다.

 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올해말 승용차대수(지프 포함)는 2백만대(1천명당 47대)를 돌파. 95년 4백29만대(96대), 2천년 8백9만대(1백71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 길이 같이 넓어지지 않는 한 더 심한 교통지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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