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죽음에 이르는 병 10월10일게 박멸??
  • 뉴델리.김익환(대한무역진흥공사 뉴델리 무역관) ()
  • 승인 1994.10.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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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오늘

■인도
“죽음에 이르는 병 10월10일게 박멸??

 8억3천만의 인구를 가진 인도가 30년 만에 찾아온 페스트로 휘청대고 있다.  9월 23일 수라트 지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래 페스트는 수도 뉴델리까지 번져 10월3일 현재 공식으로 56명이 사망하고 2백50명 이상이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전국에서 3천5백여 명이 페스트에 전염돼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만몬한 싱재무장관은 의약품과 살충제 구입 자금으로 6백45만달러를 페스트가 펴진 주정부에 긴급 지원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아울러 인도 정부는 예방약인

테트라사이클린 67만 정을 긴급 수입해 이를 전염 지역에 공수하고, 지역내 학교.공원.극장 등 모든 공공 장소와 집회장을 무기한 폐쇄했다. 또 일단 페스트에 걸렸거나 유사 환자로 의심받은 사람에 대해서는 특별 신분증을 지급해 외부와 철저히 차단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페스트 퇴치 노력이 성과를 거둔다면 10월10일을 전후해 페스트를 박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그러나 페스트가 이미 남부의 구자라트 주를 비롯해 일곱 주에 퍼져 있어 낙관할 수 없는 형편이다.

 페스트 확산에 따른 외국 관광객 격감으로 관광 산업이 찬바람을 맞은 가운데 일부 전염 지역에 있는 산업체에서는 노동자들이 근무지를 이탈함에 따라 산업 피해액이 3백87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국영 항공이 에어 인디아는 탑승객 격감에 따라 5억5천만달러를 손해보았다고 한다.

 페스트 발생 소식이 들리자마자 이 병의 진원지인 수라트 시에서 근무하던 현대중공업 소속 직원 10여 명은 즉시 봄베이로 철수했다. 또 효성.삼성.대우 등 봄베이와 뉴델리 주재 한국상사들도 대부분 본사 지시에 따라 가족을 제3국이나 본국으로 보내고 있다.

 봄베이 주재 한국 상사원들은 9월28일 긴급 회의를 열고 봄베이 소재 미국인 학교가 폐쇄될 경우 모든 상사원과 가족들이 즉각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봄베이 지사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특별 전세기를 운항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델리 대학 주변 학생 자치촌에 사는 한국 학생 10여명 가운데 3~4명은 이미 철수했고, 나머지 학생들도 본국의 가족과 연락하면서 유사시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사관은 10월3일 본국에서 긴급 공수한 테트라사이클린 2만 정을 교민과 학생 들에게 지급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뉴델리.김익환(대한무역진흥공사 뉴델리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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