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나도 발명가가 될 수 있다
  • 김춘옥 실용뉴스부장 ()
  • 승인 199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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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엉뚱한 생각 귀담아듣는 분위기가 창의성 북돋워

 金炯祐군(12세·광주 백운국민학교 6학년)은 토건업을 하는 아버지를 따라 건설현장에 자주 간다. 거기서 작업하는 아저씨들이 큰 못을 빼느라 힘과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것을 주의깊게 본다. 못이 박힌 물체가 힘을 받도록 나무토막을 옆에 대고 장도리, 펜치, 바 등 여러 장비를 이용해 그 큰 못들을 빼고나서 휘어져 있는 못을 다시 장도리로 두드려 펴는 일을 반복하는 것이다. 또 머리 없는 못은 장도리로 뽑을 수 없어 펜치를 사용해 힘들여 뽑는 것도 본다. 어떻게 하면 쉽게 못을 뽑을 수 있을까 하는 궁리가 절로 됐다. 그래서 처음에는 나무토막의 기능을 대신해줄 묵직한 쇠붙이를 장도리 밑에 고정시킨 다음 몽키스패너의 원리를 이용해 못의 중간 부분을 집어 바로 빼낼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머리가 없는 못은 몽키스패너로 뽑으면 조였다가 다시 풀어야 하므로 번거로웠다. 단 한번에 뽑는 방법을 골똘히 생각한 끝에 지도교사의 도움으로 김군은 지레와 펜치의 원리를 이용해서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못 뽑는 기계를 만들게 된다. 이 기계로 김군은 제12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상금2백만원)유럽여행도 하게 됐다.

 

못쓰는 냉장고를 온장고로 개조

 전교생이 60명뿐인 산골벽지학교(경상남도 거창군 중유국민학교)에 다니는 이경영군은 급우들이 겨울철에도 찬 도시락 음식을 먹는 모습을 매일 접하고 산다. 어느날 도시의 친척집에 갔다가 전자대리점 앞에 놓인 냉장고들이 폐품이라는 것을 직접 확인한 이군은 저곳에 도시락을 넣어두고 차가운 김 대신 더운 김을 나오게 할 수 없을까 궁리하게 된다. 냉장고를 온장고로 만들겠다는 엉뚱한 생각은 지도교사(양수득)의 도움으로 실현됐다. 4천원에 고물냉장고를 구입해서 보온밥통과 똑같은 73℃의 온장고를 만들어 3학년 이상 45명의 학생들이 매일 이용하고 있다.

 과학기술처와 동아일보사가 주최한 제12회 전국학생과학발명품경진대회 본선에 오른 2백98점(총 출품수 6천2백10점) 하나하나가 처음에는 모두 이처럼 대수롭지 않은 호기심과 필요성에서 시작됐다. 캠핑 갔을 때 특히 궂은날에는 모기향에 불붙이기가 힘들어서 점화봉과 재점화캡을 만들었고(조용석·인천교육대학 부속국민학교 6학년·장려상), 합동체육시간에 줄다리기 경기를 하던  중 너무 억세고 거친 줄 때문에 손에 상처가 나서 우는 동생을 보고 엄마의 낡은 스타킹을 이용해 다목적 줄을 만들기도 했다.(김홍준·충남서산군 산성국민학교·금상).

 이같이 다양한 어린이의 과학적 창의력을 더욱 고양, 발전시킬 방법은 없을까? 국제 기술무역 부문에서 수입이 수출의 1백배라는 우리나라 현실을 미뤄볼 때 (89년도 과기처 집계) 어릴 때부터의 창의력 훈련 교육은 절실하기 이를 데 없다.

 

유별난 호기심이 과학적 지식과 연결

 “창의성 개발은 과학을 포함한 교육 전반에 관한 문제입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합니다. 논리적인 설명으로는 뒷받침할 수 없는 엉뚱한 얘기라도 받아줘야 합니다. 우리 교육은 주어진 내용을 기억하고 단계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쪽으로만 치중돼 있습니다.” 洞炳權교수(서울교육대학·과학교육)는 인간의 뇌기능은 좌우가 다르므로(왼쪽 뇌는 조직적·분석적·귀납적 문제해결 기능, 오른쪽 뇌는 영감이나 논리적이 아닌 비상한 아이디어 창출 기능) 한쪽 뇌가 지나치게 발달했을 경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가정이나 학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과학적 발명은 지식보다는 탐구에 근원을 두는 것으로서 자연현상이나 주위에 대해 의문을 갖는데서 출발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김형우군의 어머니 朴鈴德씨(39)는 유별나게 호기심이 많은 김군이 4학년 때 文彩洪교사를 담임으로 맞으면서부터 제 의문점을 과학적 지식과 연결시키게 됐다고 말한다. 문교사는 어떤 엉뚱한 애기도 다 귀담아 들어준 지도교사였다. 지금도 김군은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하다. 앉기만 하면 그 반동으로 자동적으로 채워지는 안전띠는 없을까, 몸의 정전기를 없애주는 구두가 있다던데 신을 벗었을 때는 옷단추가 그 기능을 할 수는 없을까, 녹이 쉽게 스는 쇠로된 빨래집게를 고무자석으로 대치할 수는 없을까 등이다.

 고등학교때 매일 하늘을 쳐다보고 공상만 하던 아인슈타인은 다른학과 점수는 미달이었으나 수학과 물리성적이 뛰어나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개성보다는 획일을 강조한 “모난돌이 정맞는다”는 우리의 속담을 자녀들의 호기심 앞에서는 회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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