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사례’ 신용카드 한 사람이 한장 반씩
  • 이흥환 차장대우.강용석 기자 ()
  • 승인 1994.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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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원사례’ 신용카드
한 사람이 한장 반씩

국내에 신용카드가 등장한 지 6년 만에 2천만장 시대가 열렸다. 88년 3백82만장으로 시작한 국내의 신용카드 발행 수는 94년 6월 말 현재 2천1백23만장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견제 활동 인구를 2천만명으로 볼 때 신용카드는 1인당 한 장씩 소지하고 있다는 얘기인데, 여기에 백화점과 유통업계카드를 합치면 1인당 평균 한 장 반씩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신용카드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빠른 속도로 자리잡은 까닭은 카드사들이 공격적인 확장을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서비스도 다양해져 현금서비스?할부 외에도 보험대리?여행알선?통신판매 등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카드 소지자 연령은 20∼30대가 주류를 이룬다. 한국신용카드업협회가 91년말을 기준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카드 소지자의 42.7%가 30세 미만이며, 30∼39세가 33.9%로 20∼30대가 전체 카드소지자의 4분의 3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지자가 느는 만큼 문제점도 늘고 있다. 3월 말 현재 악성 연체액이 3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카드를 이용한 불법 대출은 사회 문제로까지 떠올랐다.

 신용카드업협회 고영호 대리는 “카드문화가 아직 익숙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카드사용 형태가 ‘고액 일변도에서 소액으로 바뀌는 등 정착 단계에 있어 카드 선진화가 곧 이루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봇물 터진 해외여행
쇼핑 가방은 점차 줄어

 89년 해외 여행객은 총 1백21만명이었다. 94년 8월 말 현재 집계된 해외여행객 수는 1백11만명이 늘어난 2백32만명이다. 최근 5년 사이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올해 말까지는 3백만명이 될 것으로 잠전 집계되어 있다. 수치만 는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보는 관광에서 느끼는 체험 여행으로’ 이는 지난 5년간 해외 여행 유형의 변화를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다. 태국이 경우 방콕?파타야가 고작이었는데 지금은 치앙마이 트레킹 같은 레포츠 여행이 인기다. 특히 신세대 신혼부부들은 호텔서 첫날밤을 보내고 관광 유적지 앞에서 ‘증명사진’이나 찍는 데 만족하지 않는다. 원드서핑?스노클링 등을 즐기는 레포츠형에서부터 빡빡한 여행 일정에 구애받지 않는 휴양형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긴다.

 여행 형태 또한 바뀌었다. 여행사의 일방적인 프로그램을 그래도 따라가는 패키지형보다는 교통편과 숙소만 예약하고 일정은 현지에서 직접 짜는 ‘자유형’이 유행한다.

 쇼핑이 준 것도 특징 가운데 하나. 89년 우리나라 해외 관광객 1인당 쇼핑액은 2천1백45달러였으나 94년 8월 말 현재 1천5백90달러로 줄었다. 고려여행사 해외여행부 백수학씨는 “이제는 배우고자 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남미?아프리카?중동 등 아직 대중화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새 프로그램 개발도 한창 진행중이다.

 기상 변화에
세계지도 안절부절

 중앙지도문화사 기술부 박대룡 차장은 국제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바빠진다. 국경선에 이상이 생기면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국제 사회에 변고가 생기면 외무부에 협조를 요청해 충분한 자료를 확보한 후 새 지도제작에 들어간다. 통일 독일처럼 아예 국경선을 없애는 작업만 하더라도 인쇄까지 마치는 데 대략 한 달이 걸렸고, 여러나라가 떨어져 나간 옛 소련의 경우 지도를 새로 만들기까지 석 달이 걸렸다.

 국경선이 바뀌었다고 해서 무조건 작업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예멘처럼 비교적 지명도가 낮은 나라는 다음으로 미룬다. 국경선이 바뀌지 않더라도 지도를 새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걸프전 당시 중동 지도를 따로 그린 것이 좋은 사례다. 특기할만한 큰일이 없으면 세계 지도는 평균 1∼2년에 한번씩 수정하며 국내 지도는 6개월에 한번씩 새로 만든다. 선진국은 이미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라 수정할 곳이 거의 없고, 후진국은 지도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지난 5년 간은 선?후진국 할 것 없이 새로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시기였다.

 박차장은 국내 지도 수정 작업은 국토 개발이 끝나는 2010년까지 계속될것이라고 말한다. 또 교통지도?관광지도?콘도지도?골프장지도 등 레저용 목적별 지도가 서서히 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아 지도 제작 수준이 곧 선진국 문턱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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