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으로 오염측정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09.1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반 시민도 쉽게 공해를 측정할 수 잇는 ‘생물지표법’이 최근 개발되었다. 국립환경연구원이 지난 3년간 연구한 결과, 들깻잎이 대기오염의 주범인 아황산가스(SO₂)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이용하여 오염도를 측정하는 방법을 만든 것이다.

 국립환경연구원 裵貞伍환경생물연구담당관은 “공단지역이나 농촌지역에서도 식물의 피해를 통해 환경감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裵담당관은 이미 60년대부터 일본에서는 나팔꽃이, 미국에서는 알팔파가,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이 환경오염지표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알팔파와 비교 실험한 결과 들깻잎의 감수성이 더 예민했다고 밝혔다. 들깻잎은 아황산가스가 닿으면 접촉부위의 세포가 파괴되어 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바람 부는 방향, 즉 아황산이 흐르는 방향으로만 피해가 나타나게 되어 그 지역 대기오염의 발원지를 찾아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사방법은 줄기 밑에서부터 잎이 3층 이상 돋아난 들깻잎에 나타난 반점의 색깔 등 피해상태를 조사하여 피해를 입은 잎과 전체 잎의 비율에 피해면적의 비중을 곱해 피해점수를 계산하여 오염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환경오염을 측정할 수 있다는 점과 생물체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합적인 상황판단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들깻잎이 봄과 여름에만 자라므로 일년 내내 환경감시 기능을 할 수는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배담당관은 “사계절 환경감시 기능을 할 수 있는 식물을 연구중”이라면서 현재 샐비어를 비롯한 몇가지 종류가 추가로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