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대신 빛을 거래하는 은행
  • 허광준 기자 ()
  • 승인 1994.10.2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3년 5월 외환은행장으로 취임한 지 한달 만에 갑자기 사임했던 金在基 한국종합유선 방송협회장(57)이 ‘사랑과 봉사’를 거래하는 은행의 책임을 맡게 되었다. 68년 주택은행에 입사한 뒤 92년 주액은행장, 93년 외환은행장에 오르는 등 정통 금융인의 길을 걸어온 그가 이번에는 시각장애자를 위한 눈 은행 설립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시각장애자 15만여명 중 10%는 각막이식수술로 빛을 되찾을 수 있는 이들이다. 그러나 각막 기증자가 많지 않아 각막을 구하기가 어렵다. 김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도층 인사들이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각막이식수술만 하면 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사람 모두가 빛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기발한 업무 기획력과 강력한 추진력으로 화제를 뿌려온 김회장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추진하는 눈 은행의 발기인 대료로 나서는 것은, 은행 총수를 두 번식이나 하면서 받은 은혜를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許匡畯 기자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