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궤양 일으키는 만성소음
  • 편집국 ()
  • 승인 1990.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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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야기되는 병은 본인은 잘 모르고 있기가 쉽지요. 병원에 찾아올 정도가 되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난청이 진행된 상태이곤 합니다. 이쯤되면 혈액순환제나 영양제만을 주어 되돌려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張善吾 교수의 설명이다. 장교수에 따르면, 귀에 들어간 소리는 고막을 거쳐 3개의 뼈에 의해 증폭된 다음 달팽이관의 유모세포를 통해 감각기관으로 전달된다.

 강도 높은 소리도 청력손상의 주요한 원인이지만 결정적인 것은 노출 시간, 즉 소음에 장시간 노출되면 달팽이관의 유모세포가 손상을 입어 ‘감각신경성난청’증세를 일으킨다. 일례로 워크맨을 제일 크게(110dB)틀어 30분만 들으면 유모세포는 손상을 입는다. '귀에 관한 한 예방이 우선'임을 강조하는 장교수는 "귀막이를 하면20~30dB정도 소음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장교수는 평소에 자기도 모르게 텔레비전을 크게 튼다거나 말을 되묻는 경우가 늘어나면 일단 병원에 가 검사받을 것을 권한다.

 청각장애의 주범인 소음은 다른 한편으로 스트레스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고속도로변에 살면서 불면증으로 시달리다가 조용한 곳으로 이사한 뒤, 불면증이 말끔히 사라진 사람을 많이 보았다는 고려병원 신경정신과 李時炯 박사는 ”만성적 소음이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율신경과 호르몬분비에 이상을 일으켜 가슴이 두근거리고 혈압이 오르며 심하면 위궤양증세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이박사는 ”집 옆에 있는 태권도장의 기합소리에 시달린 나머지 정신착란증세를 일으키는 환자 등 소음공해에 시달리는 사람이 우리 주변에 예상외로 많다“며 대도시 주민의 성격이 안절부절못하고 점차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것도 만성적인 소음에 시달린 증거라고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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