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움직이는 10명의 지도자
  • 박중환 정치부차장 (sisa@sisapress.com)
  • 승인 199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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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여론조사 결과
차기대권 “그래도 양김씨”
재벌 영향력은 ‘불변’
전민련 등 재야세력 부상

 한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센 세 사람을 꼽아보라면, 당신은 누구누구를 들겠습니까.

 대통령이야 좋든 싫든 대개가 꼽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가 않아 흥미롭다. 일반국민의 3분의1 남짓은 盧泰愚 대통령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거명하지도 않는다.

 여야의 지도자인 金永三 민자당대표최고위원과 金大中 평민당총재 두사람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3분의2에 가까운 국민들이 “3위권”에 넣는 데 주저했다. 반면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文鮮明 통일교주, 盧武鉉 민주당의원, 文益煥 목사도 포함됐다.

 

대다수 국민들 정책부재 ‘탄식’

 19일로 창간 1주년을 맞은 《시사저널》은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라는 제목의 여론조사를 지난해 창간에 이어 두 번째 실시했다. 코리아리서치센터와 함께 실시한 이번 조사결과 정치 실종과 정책 부재를 탄식하는 국민의 ‘속앓이’가 웅변으로 나타났다. 바람직한 지도자는 누구인가, 그 지도자에게 국민들은 과연 얼마만한 비중을 두고있는지가 ‘통계’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해와는 달리, 설문표본대상을 전문가에 국한시키지 않고 ‘전문가 그룹’ 1천명과 ‘일반국민 그룹’ 1천5백명으로 나눠 실시했다.

 그 결과 두 그룹이 갖는 전문성과 일반서의 교차분석이 가능했고, 이를 통해 여론의 보편성을 가늠할 수 있었다. 지난해의 여론조사는 서울·경인지역의 대학교 사회계열 교수 3백50명만을 대상으로 했다.

 또 이번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선입견과 응답의  도성을 가능한 한 배제하기 위해 흔히 통용돼온 보기카드(사전 답항)를 제시하지 않고, 응답자가 자신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대답하게 함으로써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힘썼다.

 

문익환 목사·노무현 의원 꼽혀

 ‘한국을 움직이는 데 가장 영향력이 큰 10인’(복수응답) 가운데 5위까지는 전문가·일반국민 모두 노태우 대통령(전문가 76.9%, 일반국민 65.7%) 김대중 평민당총재(44.5%,38.4%) 김영삼 민자당대표최고위원장(26.2%,34.6%) 鄭周永 현대그룹명예회장(22.8%,12.7%) 金壽煥 추기경 (22.1%, 12.3%)순으로 꼽았다. 6위부터 10위까지 전문가 그룹은 朴哲彦 민자당의원(5.6%) 김종필 민자당최고위원(2.5%) 姜英勳 국무총리(1.5%) 문익환 목사(1.1%) 金宇中 대우그룹회장(0.9%) 순으로 일반국민 그룹은 김종필 최고위원(9.7%) 박철언 의원(5.1%) 문선영 교주(3.0%) 강영훈 총리(2.1%) 박태준 민자당최고위원(1.7%) 순으로 꼽았다.

 10위권 밖에는 전문가 그룹에서具滋暻 럭키금성그룹회장(0.8%) 金復東씨(0.7%) 문선영 교주(0.7%)가 나왔고, 일반국민 그룹에서는 김우중 회장(1.5%) 노무현(1.3%) 전두환(1.2%) 李基澤 민주당총재(1.2%) 문익환(1.2%) 박준규 국회의장(0.9%) 김복동(0.7%) 순으로 나왔다.

 

김추기경·김우중 회장 지난해보다 밀려

 전문가와 일반국민 두 그룹간의 차이를 보면, 5위권내에서의 각 인물의 지명비중(%)이 김영삼 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문가 그룹에서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 김종필 대표위원과 박철언 의원의 순위는 서로 바뀌었다. ‘지난해 10인’(복수응답)은 노대통령(89.9%) 김추기경(70.0%) 김대중 총재(65.5%) 정주영 회장(58.9%) 김영삼 당시 민주당총재(39.4%) 김종필 공화당총재(9.8%) 김우중 회장(9.8%) 박철언 당시 정무장관(9.4%) 문희갑 당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6.3%) 전두환 전대통령(4.5%)의 순위였다.

 지난해 결과를 이번 조사의 전문가 그룹 반응과 비교하면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난다. 김추기경이 2위에서 5위로, 김우중 회장이 6위에서 10위로 밀렸다. 반면 김대중 총재는 3위에서 2위로, 김영삼 대표는 5위에서 3위로 각각 부상했으나 지명비중 면에서는 오히려 낮아졌다. 또 4위를 고수한 정주영 회장의 경우 재벌의 영향력이 불변의 힘의 요소인데다, 정회장 자신이 북방나들이가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이번에는 10위권에 끼이지 않아 백담사의 영향력이 줄었음을 보여 주었다.

 張達重 교수(서울대·정치학)는 김추기경이 높게 부각되는 이유를 “국민들이 정치인보다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종교 지도자에게 더 많은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문교주의 경우는 “그의 막강한 조직과 자금이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에 파고들고 있으며 특히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의 회담과 국내 언론에의 참여 등으로 그의 영향력이 가시화 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한국정치가 민주· 반민주, 보·혁 등 양립구도에서 어정쩡한 상태이기 때문에 각각의 세력이 도덕적 판단이나 대의명분보다 개인의 이익에 집착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가 문교주의 영향력을 뒷받침한다고 장교주는 지적한다.

 

미국은 20위에도 못 끼어

 ‘한국을 움직이는 단체, 집단 또는 세력을 3개만 들어보라’(복수응답)는 질문에 전문가·일반국민 모두 1~2위로 민자당(57.1%, 56.2%)과 평민당(26.9%, 23.3%)을 꼽았다. 그러나 3위 이하의 순위로 상당히 달리 나타났다. 3~10위 순위는 전문가 그룹은 전경련(26.1%) 전대협(11.4%) 전민련(10.4%) 전노협(9.7%) 군부(9.0%) 종교단체(5.1%) 언론(5.0%) 행정부(3.7%) 순으로 지적한데 반해 일반국민 그룹은 전대협(9.7%) 종교단체(7.8%) 전경련(5.3%) 전민련(4.4.%) 국회(4.1%) 전노협(3.5%) 대기업(3.1%)의 순위를 보였다.

 전대현 전민련 전노협 등 3대 재야단체가 두 그룹 모두에게 10위권내에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3개 단체의 지명비중이 전문가 경우 2위인 평민당보다 4.6%포인트, 일반국민 그룹에선 8위인 국회보다 13.5%포인트나 높았다.

 10위 이하 단체를 보면, 전문가 그룹은 국회(3.3%) 민주당(3.1%) 안기부(2.8%) 청와대(2.3%) 대통령비서실(1.5%) 소비자단체(1.5%) 국민(1.3%) 순으로 지적했다. 일반국민 그룹에서는 현대그룹(2.7%) 군부(2.6%) 안기부(2.3%) TK(1.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위권 단체’는 청와대(72.5%) 재벌(42.4%) 군부(41.1%) 언론(26.5%) 행정부(17.9%) 안기부·보안사(15.2%) 학생세력(13.9%) 국회(13.6%) 여당(11.9%) 미국(10.9%) 순이었다. 이번 조사결과가 지난해와 크게 다르게 나타난 점은, 전문가 그룹에서 청와대가 1위에서 17위 밀려났다는 점이다. 또 지난해 9위에 머물던 일약 1위로 급부상함으로써 3당합당에 따른 거대여당의 정치력 부재를 반증이라도 하듯 제1야당인 평민당도 2위로 부상했다. 지난해 10위였던 미국은 이번에 20위에도 못했다.

 李壽仁 교수(영남대·정치학)는 노태우 정권에 노태우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적 냉소가 폭발적 분노로 서서히 폭발적 분노로 변하는 가운데 국민들이 다시 “재야세력과 종교집단에 기대를 걸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책결정에는 김영삼 박철언 노재봉

 ‘대통령의 정책 결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인물 한명을 들라’는 질문에 전문가·일반국민 두 그룹에서 모두 40% 정도가 응답하지 않았고, 응답내용도 서로 엇갈렸다. 이는 정치권의 정책결정이 공개되지 않은 채 베일 속에서 이뤄지는 데다가 언론의 보도도 추측에 그치는 현실 등으로 비정치권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기 때문인 듯하다.

 전문가 그룹은 10위권을 박철언 의원(18.9%) 노재봉 대통령비서실장(13.4%) 김영삼 대표최고위원(6.1%) 청와대보좌관(3.6%) 박태준 최고의원(2.0%) 강영훈 총리(1.8%) 김복동씨(1.3%) 노태우 대통령(1.1%) 정주영 회장(0.9%) 순으로 꼽았다. 무응답과 기타는 각각 39.9%와 8.7%였다.

 한편 일반국민 그룹에서는 김영삼 대표최고위원(16.1%) 박철언 의원(9.9%) 김대중 총재(5.7%) 강영훈 총리(4.3%) 김옥숙 대통령부인(2.9%) 박태준 최고의원(2.2%) 김복동씨(2.1%) 노태우 대통령(1.7%) 김종필 최고위원(1.8%) 전두환 전대통령(1.7%) 순으로 응답했다. 무응답과 기타는 각각 42.7%와 4.8%.

 이 두 그룹의 반응을 비료하면 박철언 위원(1위·2위) 김영삼 대표최고위원(3위·1위) 박태준 최고위원(5위·6위) 강영훈 총리(6위·4위) 김복동씨(8위·7위) 김대중 총재(7위·3위) 등이 10위권을 함께 유지했다. 최근 청와대의 실세로 알려진 노재봉 비서실장은 전문가 그룹에서는 2위인 데 반해 일반국민 그룹에서는 11위로 나타나, 그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낮음을 보여 주었다.

 장달중 교수는 “이는 여권내에 TK그룹 등을 대체할 구도가 생기지 않은 채 비공식 집단이 정치를 보여주는 것” 이라 분석했다.

 ‘지난 1년간 가장 돋보인 활약을 한 정치인 한사람’을 묻는 질문에 대해, 일반국민 그룹에서 김영삼 대표최고(11.5%)와 김대중 총재(13.3%) 각각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2~5위까지는 전문가들의 경우 박철언 (11.2%) 노태우(6.8%) 김대중(5.8%) 노무현(5.7%) 순을, 일반국민들은 김영삼(12.5%) 노태우(7.9%) 노무현(7.7%) 박철언(7.0%)의 순위를 보였다.

 

 행정부는 ‘들러리’에 불과

 ‘대통령의 정책결정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가장 크게 미치는 조직 또는 기관을 하나만 든다면’이라는 질문에 대한 응답도 무응답이 상당히 많고, 응답한 것 중에서도 전문가·일반국민 그룹간에 엇갈린 것이 많아.10위권의 순위를 보면, 전문가 그룹에서는 대통령비서실(23.1%) 민자당(20.3%) 안기부(7.6%) 전경련(4.6%) 군부(4.5%) TK그룹(3.5%) 국무회의(2.1%) 청와대 보좌관(2.0%) 정보기관(2.0%) 언론(1.7%)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18.1% 일반국민 그룹은 민자당((37.3%) 국회(5.4%) 평민당(3.6%) 안기부(2.3%) 대통령비서실(2.1%) 군부(1.2%) 월계수회(0.9%) 야당(0.8%) 청와대 보좌관(0.7%) 청와대(0.7%) 순으로 꼽았다. 무응답은 36.8%.

 이 두 그룹 비교하면, 비중면에서 민자당(20.3%, 37.3%) 하나만 모두 높게 나왔을 뿐이다. 대통령비서실은 전문가 그룹에서 1위(23.1%)이지만, 일반국민 그룹에서는 5위(2.1%)를 기록해 그 비중상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국무회의 와 행정부는 전문가 그룹에서만 각각 7위(2.1%)와 11위(1.7%)를 기록해, 행정부가 정책결정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대통령비서실의 들러리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국민의 인식을 반영했다.

 

“적합한 차기 대권후보 없다” 33.2%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 한사람만 꼽아보라’는 질문에 일반그룹은 김대중 총재(15.7%) 김영삼 대표최고(7.1%) 노무현 의원(6.9%) 김종필 위원(6.7%) 노태우 대통령(6.5%) 박찬종 민주당총재(2.3%) 홍사덕 민주당부총재(2.2%) 박철언 의원(1.4%) 이기택 민주당총재(1.3%) 이종찬 위원(0.6%) 순으로 선호를 나타났다. “없다”라는 응답이 1위 김대중 총재의 비중보다 배 이상 많은 33.6%를 차지했다.

 이런 결과에 대해 梁建 교수(한양대·헌법학)는 “최근의 정치불신, 특히 정치인에 대한 혐오현상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특히 “金大中 총재는 고정표가 있는데 반해, 여타 정치인의 경우 그 지지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차기 대권 후보로 가장 적합한 인물’로 일반국민 그룹은 김대중 총재(14.0%) 김영삼 대표최고(9.9%) 김종필 최고의원(6.6%) 박철언 의원(2.5%) 새 인물(1.5%) 김복동씨(1.5%) 이종찬 의원(1.3%) 노무현 의원(1.2%) 이기택 총재(1.1%) 노태우 대통령(1.1%) 순로 지목했다.

 박철언 위원 4위로 부상한 것은 그의 북방정책과 소련방문 이후 김영삼 대표최고위원과의 갈등으로 입지가 오히려 강화되었기 때문인 듯하다. 또 김복동씨와 이종찬 의원은 지지비율 면에서는 2% 미만에 그쳤으나 서열면에서는 각각 5위와 7위를 차지, 3김 이후 주목해볼‘ 만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단임제하의 노태우 대통령이 공동9위에 오른 것은 의외이긴 하나 현직 대통령으로서 그의 지지도가 상당한 수준임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의외 인물은 8위에 오른 노무현 의원이다. 이는 노동·학생운동권의 뒷받침을 받았기 때문인 듯하다.

 10위권 밖의 인물로는 박찬종 민주당총재(1.0%) 홍사덕 민주당부총재(0.6%) 박세직 전서울올림픽조직위원장(0.3%) 김동길 교수(0.3%) 백기완씨(0.3%) 이철 민주당사무총장(0.3%) 강영훈 총리(0.3%) 정대철 평민당 의원(0.2%) 박준규 의장(0.2%) 등이 꼽혔다. 최근 민자당의 민정계 주자로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박태준 대표위원이 아예 랭크되지 않은 사실도 주목된다.

 

‘총체적 난국’ 원인은 정치 잘못

 ‘현재 우리나라가 총체적 난국에 처해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 난국의 원인이 무엇에 또는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 그룹의 53.5%와 일반국민 그룹의 39.1%가 정치적인 요인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적 요인 탓이라는 응답은 전문가 그룹 12.4% 일반국민 그룹 25.5%였다. 사회적 요인 때문이라고 반응한 것은 전문가 그룹의 18.7%, 일반국민 그룹 12.9%였다. 두 그룹 모두가 정치의 잘못이 크다고 생각하고, 특히 일반국민이 물가안정을 크게 우려한 사실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주부들은 물가불안(18.7%)과 국민의 사치성(10.0%)을, 기업인은 정치불안(22.5%)과 권력다툼(15.0%)을 큰 문제로 지적했다.

 구체적인 정치 요인으로 전문가 그룹은 여야 권력다툼(14.7%)을 가장 많이 지적했고 정치인들의 지도력 부족(10.5%) 정치적 불안(10.2%) 비효율적인 정책과 정치의 일관성 부족(7.5%) 여당의 집권욕심(3.8%) 국민여론 반영 못함(2.0%) 노대통령의 잘못(1.5%)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일반국민 그룹에선 정치불안(14.3%) 정치적 무능력(4.5%) 당리당략(4.3%) 정치인의 자각 부족(3.5%) 정치적 불안 및 여야의견대립(3.3%) 정치인의 대화 부족(2.7%) 정치인의 부정부패(2.7%) 노대통령의 무능(1.6%) 3당합당(1.2%) 등을 지적했다.

 경제적인 요인으로 일반국민 그룹은 물가상승(3.2%) 소득분배 불균형(2.7%) 국제경쟁력 약화(2.0%) 노사분쟁(1.3%) 등을 들었다. 일반국민 그룹에선 물가불안(15.5%)이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경제정책 실패(2.5%) 노사분규(2.3%) 수입자유화(1.9%) 부동산 투기(1.8%)가 따랐다.

 사회적인 요인으로 전문가 그룹은 국민의식 미흡(7.2%) 과소비와 향락주의(3.8%) 민주화 과정(2.7%) 5공잔재(1.2%)를, 일반국민 그룹은 국민의 사치성(6.9%) 시위(2.8%) 남북분단(1.7%) 국민불화합 (1.5%)을 꼽았다.

 

“3당합당 잘못된 것” 56.1%로 급상승

 ‘ 이 시점에서 3당합당은?’이란 합당의 정당성을 묻는 질문에 일반그룹의 경우 “잘된 일이다”라는 응답은 26.1%에 그쳤다. 반면 “잘못된 일이다”라는 응답은 56.1%였다. “모르겠다”는 15.2%, 무응답은 2.6%로 나타났다.

 “잘못된 일이다”라는 반응을 분석하면, 지역적으로는 전라·광주지역이 81.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수치는 서울 지역의 59.3%보다 22.1%포인트 높은 것이다. 직업별로는 학생(74.1%) 사무직 종사원(67.8%)이 다른 직업에 비해 월등히 많았다. 《시사저널》이 지난 1월22일 3당 합당 직후 조사했던 여론조사 결과와 이번 것을 비교하면, “잘한 일”이라고 한 응답은 13.0%포인트가 줄어든 반면 “잘못한 일”이란 응답은 10.7%포인트가 늘었다.

 

정부는 물가 농촌 치안에 등에 역점을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일반국민 그룹)에 대해서는 “없다”가 무려 42.9%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민자당을 지지한다”라고 응답한 22.8%와 “평민당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20.1%를 합한 것과 일치해, 거대여당과 제1야당의 위상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듯하다. ‘스타정당’으로 한때 주목했던 민주당의 지지율은 8.9%에 머물렀다.

 ‘정부가 가장 역점을 두어야 할 정책’을 묻는 질문(일반국민 그룹)에 대해 1위로 물가안정이 36.3% 이밖에 농촌부흥(9.1%) 경제안정(7.1%) 민생치안(6.3%) 남북대화와 통일(4.5%) 농수산물 수입규제(3.9%) 빈부격차 해소(3.5%) 서민생활안정(3.3%) 부동산투기 근절(2.2%) 정치적 화합(2.1%) 순이다.

 3위까지의 응답이 모두 경제사안이라는 사실은 국민의 관심이 어디에 집중되고 있는가를 시사한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사람들이 물가안정(44.1%) 경제안정(12.0%)을 중요시했고, 농촌부흥은 50대 이상(13.7%)과 40만 이하의 저소득층(15.1%)이 주로 꼽았다는 사실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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