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재활용 기업 늘고 있다
  • 오민수 기자 ()
  • 승인 199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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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롯데월드 수영장 샤워실. 이호텔에 투숙한 한 고객이 샤워실에서 수영으로 지친 몸을 씻어냈다. 그러나 개수구로 흘러든 물이 곧장 하수구로 흘러들어가지는 않는다. 롯데월드를 구성하고 있는 롯데어드벤처 · 호텔 등에서 식수나 세면수로 사용된 물은 모두 별도로 마련된 파이프를 통해 지하 4층 중수 플랜트 집수조에 모아진다.

 집수조에 모아진 물은 미생물을 이용해 물보다 비중이 높은 오염됨 유기물질을 가라앉히는 생물학적 과정을 거친다. 다음 단계는 여과탱크에서 모래필터로 냄새를 제거하고, 활성탄필터로 잔류 오염물질을 흡수하는 과정이다. 이 단계를 거친 후 소독조에 보내진 물은 병원성 미생물과 대장균을 살균처리하는 과정을 밟는다. 희뿌연 하수는 이 복잡한 통로를 통과하고 나면 육안으로는 식수와 구별이 안되는 물로 변해 화장실의 변기용수가 된다. 이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은 길게 잡아야 48시간. 따라서 객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고객은 이틀 전 자신이 샤워한 물을 쓰게 되는 셈이다. 현대 롯데월드에서 중수처리시설을 거쳐 처리되는 물의 용량은 하루 1천t 규모이다. 수돗물 사용료가 톤당 1천원인 데 반해 중수처리 비용은 톤당 70원밖에 들지 않아, 롯데월드는 하루에 93만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이시설의 관리를 맡고 있는 李殷權(33)씨는 “중수처리시설은 시설물의 주변 환경을 고려해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내에서는 엔지니어링이 제작한 기계가 3,4업체에 설치돼 있지만 거의 가동을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한다. 시설만 하고 가동을 않고 있는 인터콘티넨탈호텔은 중수처리를 할 만큼 잡배수의 용량이 충분하지 못하고, 투숙객에게 이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가동을 미루고 있다고 한다.

 어릴 적에 가난했던 사람 중에는 양조장에서 얻어온 술찌끼로 식사를 대신하고 취해본 경험이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위 酒精(알콜)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술찌끼는 수소이온농도가 pH14 수준의 강한 산성일 뿐만 아니라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3만5천ppm,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3만ppm에 달하는 섭취 불가능한 환경오염물질이다. 이 주정 폐액은 메탄발효 과정을 거치면 오염물질이 환경기준치 이하로 낮아져, 환경 오염 방지와 에너지절약 효과를 생산할 때 생기는 침전물은 무공해사료와 양질의 비료로 활용돼, 기업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고 있다.

 지난 85년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 진로식품의 메탄발효시설은 초기 시설투자비로 약 10억원이 들었지만, 연간2,3억원의 에너지 대체효과가 생겨, 이미 투자비는 회수한 상태이다. 현재 국재에서 주정폐액을 재이용하고 있는 업체는 진로식품 외에 13개 업체가 있어, 이 주정폐액 재활용 분야는 국내에도 어즈 정도 보급돼 있는 편이다.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열을 재이용하는 쓰레기 소각설비가 상당수 설치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서울 목동 열병합발전소 쓰리기소각로가 있을 뿐이다.

  이발전소의 쓰레기 소각능력은 하루에 1백50t 규모로 목동 아파트단지 27만세대와 상가 및 공공건물이 필요로 하는 전체 열량의 약7% 정도를 감당할 수 있다. 폐열을 이용함으로써 연간 약7억2천만원의 에너지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고, 쓰레기 처리문젤글 해결함으로써연간 약7만m3(전경련회관 건물 규모)의 매립지 부담을 덜고 있다.

 

정부보다 한 발 앞선 기업의 클린테크

  그러나 에너지관리공단의 沈爀華 경영예산 실장은 “가연성 쓰레기와 불연성 쓰레기의 분리수거율이 낮아 쓰레기와 불연성 쓰레기의 분리수거율이 낮아 쓰레기 잔재 발생률이 높다. 소각할 때 발생하는 공해물질을 규제하기 위한 공해방지설비의 가동경비가 커서 현실적인 경제성은 없다”고 밝힌다. 따라서 쓰레기를 소각하여 에너지로 사용하는 기술은 경비절감 효과보다는 오염물을 원천적으로 줄인다는 환경보호 차원 측면에 만족해야 하는 실정이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로 재배된 농산물이 점차 기피되고 있는 가운데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화학연구소 산하 생물공학연구실(실장 · 卜成海) 에서는 87년부터 무공해농약 개발에 정성을 쏟고 있다. 땅속의 미생물 가운데 식물페에 투여할 경우 벼도열병 따위의 농작물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미생물을 추출해 이를 실용하자는 것이다. 생물공학연구실의 金成郁 박사는 “무공해농약이 실용화된다면 인체에 직접적인 해를 주는 농작물의 잔류독성과 환경파괴의 주범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의 배기가스를 정화해주는 촉매반응기에 사용되는 백금을 대체할 값싼 금속 개발에 있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나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보다 한발 앞서 기업이 클린테크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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