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맞춘 국회 연설 · 부인 선행 이기택 대표 “경사 났네”
  • 편집국 ()
  • 승인 1994.11.03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치마당

때맞춘 국회 연설 · 부인 선행
이기택 대표 “경사 났네”

온 나라를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성수대교 붕괴 참사로 정부와 여당의 표정이 일그러진 가운데, 민주당 이기택 대표의 주가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모처럼 정부 · 여당의 무능과 무책임을 마음껏 성토할 기회를 잡은 데다가, 국회 정당대표 연설에서 이대표가 ‘내각 총사퇴’를 주장했는데 우연찮게도 앞뒤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궁지에 몰린 청와대가 민심 수습용으로 개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여당의 김빼기에 대표 연설이 빛을 바래기 일쑤였다.

이대표 진영은 성수대교 붕괴가 워낙 대형 참사인지라 오히려 ‘표정 관리’를 해야 할 판이다. 그래도 내심으로는 “무려 열여덟번이나 수정한 끝에 만들어낸 작품”에 대해 자부하는 분위기다. 격려 전화도 쇄도했다고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대표는 부인 이경의 여사의 희생 정신에 또 한번 언론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이여사는 이대표가 대표 연설을 하기 하루 전인 10월19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독립유공자 가족인 이건자씨에게 콩팥을 떼주었다. 이여사는 남편인 이대표에게도 알리지 않고 환자의 수술비까지 부담하면서 장기기증 운동의 모범을 보였는데, 우여곡절 끝에 언론에 이 사실이 알려졌다. 이래저래 이대표의 주가는 오르게 됐다.

‘문상 정치’ 내막은
최재욱 의원만이 알고 있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이사장이 박태준씨에게 메시지를 전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는 가운데 정가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인물은 민자당 사무부총장 최재욱 의원이다. 왜냐하면 그는 공교롭게도 문상 기간에 박태준씨는 물론 김영삼 · 전두환 · 노태우 등 전 · 현직 대통령 3명과 모두 접촉했기 때문이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과는 9일 경북고 동창회에서, 김영삼 대통령과는 10일 대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는 11일 박씨 상가에서 각각 만났다. 최의원은 과거 민자당 최고위원 비서실장을 지냈기 때문에 박태준씨와는 각별한 사이. 그렇기 때문에 정가에서는 그가 박태준씨를 둘러싸고 벌어진 문상 정치의 내막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리라고 추측하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묵묵부답이다. 그의 침묵은 말 많은 정치인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백화점식 대형사고는
청와대의 불교 푸대접 탓”

김영삼 정부 출범 이후 하늘과 땅과 바다와 강에서 잇달아 대형 사고가 터지는 것과 관련해, 불교계에서 이색 주장이 나와 화제. 대형 사고가 청와대의 불교 푸대접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 불교계 일각의 주장은, 청와대가 김영삼 대통령 취임 이후 치워버린 불상과 석굴암 본존불 사진을 본래 자리에 갖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사고가 너무 자주 터져 답답해서 나오는 소리겠지만, 청와대와 불교계 사이에 아직도 쌓인 것이 ㅁ낳음을 나타내는 주장이기도 하다. 한편 국회 불교신자 모임인 정각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청와대 불상 복원운동을 펼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성사 여부는 알 수 없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