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 한방병원의 ‘총명 클리닉’
  • 박성준 기자 ()
  • 승인 1994.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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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3 수험생’의 질병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한방 클리닉이 문을 열었다. 최근 경원대 부속 한방병원 (원장 박종형)이 ‘수험생 클리닉’을 개설한 것이다. 국내에서 양 · 한방을 통틀어 수험생만 대상으로 하는 전문 진료부가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방 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클리닉은 수험생 질병에 대한 접근법부터 철저히 한방적이다. 클리닉 책임자 전찬용 교수는 “우리 클리닉은 수험생이 앓는 질병의 원인을 한방 고유 개념인 기체 현상을 통해 찾아낸다”고 밝힌다. 이에 따르면, 수험생들에게 잦은 두통 · 코피 · 생리불순 · 소화불량 등 육체 증상은 물론 신경질 · 불안감 · 불면증 · 우울증 따위 정신 증상도 모두 ‘몸의 기운이 막혀서’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클리닉이 환자의 기체를 풀어내기 위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치료법으로는 한약재 처방이 있다. 그밖에 경우에 다라 침, 뜸, 경락 마사지 따위 보조 의술이 가미되기도 한다 또 수험생들에게 시험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이 크다는 점을 중시해 상담 치료의 비중도 높였다.

 이 클리닉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뇌력 향상‘을 위한 비책을 준비해 놓았다는 데 있다. 뇌력 향상이란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 클리닉이 ’효험이 있다‘고 자신 있게 내세우는 뇌력 향상약제로는 총명탕이 있다.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백복신(버섯의 일종)에 원재 · 석창포 같은 약재를 섞어 달여 마시는 이 약재는, 이름 그대로 머리를 총명하게 해준다는 한방약. 정찬용 교수는“<동의보감>에 따르면, 총명탕은 자주 잊어버리는 증세를 다스리고 오래 복용하면 하루에 능히 천마디 말을 외우게 한다. 한방에는 이처럼 뇌력을 향상시켜 주는 약이 더러있다. 주지독서환 · 장원환 따위가 그것이다”라고 소개한다.

 기억력 향상을 위한 명약까지 갖춰 놓았지만, 수험생 클리닉측은 병원 치료가 최선은 아니라고 말한다. “양방은 치료에 효과가 있는 반면, 한방은 예방에 효험이 있다. 그렇더라도 양방이든 한방이든 병원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비록 평범한 건강수축이라도 철저히 지키려는 노력이다”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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