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도 할 수 있다”
  • 제주·장영희 기자 ()
  • 승인 199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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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에서는 제주도 사람이 호텔을 지었다는 것이 화제가 된다. 대형호텔과 위락시설이 대부분 서울 등 외지인 소유지여서 그렇다. 기껏 개발되어봤자 외지인 좋은 일만 시킬 수는 없다는 반발심리가 제주도민 사이에 깔려 있다. 토착자본 1호로 기록될 컨츄리관광호텔 金榮洪(41) 사장을 만났다.

● 제주사람이 호텔을 지었다는 사실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유는.

   제주도는 관광산업이 더욱 발전되어야 한다. 이는 활로이며 숙명이기도 하다. 그런데 대형 상권은 외지인이 대부분 잡고 있다. 제주도민은 제주에서 벌어들인 소득을 챙겨가는 외지자본을 못마땅하게 생각해왔다. 객실 70실의 작은 호텔이긴 하지만 제주도민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다.

● 앞으로 호텔경영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컨츄리호텔에 오면 ‘제주의 것’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애쓰겠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에게도 이국 정취를 느끼게 하겠다. 시설부터 제주의 전통민속에 따라 꾸미고 토속음식을 많이 개발할 작정이다. 종업원들도 대부분 제주인을 써 고용효과를 높이고 도민에게는 할인혜택을 줄 생각이다. (컨츄리호텔은 무궁화4개의 1급 관광호텔로 12월10일 문을 열 예정이다. 80억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 제주의 관광산업 발전방향은.

   무조건 밀어붙이기보다는 개발과 자연보존의 도모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민의 의사참여가 있어야 한다. 당국은 자금을 지원, 도민들 스스로 특색있는 제주를 꾸미는 네 앞장서게 했으면 좋겠다. 무조건 외지자본을 배격하자는 것은 아니다. 외지자본이 들어오더라도 일정기간 제주를 위해 재투자하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같이 개발할 수 있는 방법도 많이 있을 것이다.

 

 김사장은 태어나서 지금까지 제주를 떠나 살아본 일이 없다. 원주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컨츄리호텔을 세우기 전에도 대원교통·삼보해외관광 등 관광업에 종사해온 관광인. 그는 관광제주의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관광연구소를 세워 이론적 연구도 해보고 싶다는 꿈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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