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천봉쇄된 ‘농민세상’
  • 김봉규 기자 ()
  • 승인 1990.1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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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농민회총연맹(위원장 權鐘大)은 11월18일 오후 4시 경희대 노천극장에서 ‘90전국농민추수대동제’의 막을 내렸다. 대동제 후 농민 1백여명은 1t봉고트럭 10대에 농사물과 해산물을 싣고 여의도 평민당사와 명동성당으로 가 경찰의 원천봉쇄를 항의하며 철야농성을 벌였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지난 7월부터 산하 80여개 군단위 농민회와 함께 이 행사를 준비해왔다. 이 행사를 연 목적은 농민이 직접 농산물을 서울의 친지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도시 소비자에게 할인판매함으로써 농민과 도시민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자는 데 있었다. 그러나 16일부터 3일간 열린 이 행사는 예상대로 경찰이 원천봉쇄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주최측이 마련했던 풍물놀이마당 열림굿 우루과이라운드저지집체극 등 주요행사는 치르지 못하고 남·녀팔씨름대회만 간소하게 열렸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농민과 학생,시민은 막걸리잔을 주고받으며 피폐한 농촌의 실상과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몰고올 ‘심각한’ 사태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대동제에 참석하려고 논산에서 올라왔다는 金善者(31)씨는 “당국이 순수한 농민행사인 이번 대동제를 힘으로 막은 것은 농민을 무시한 처사이다. 눈물만 날 뿐이다”라고 말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정부의 원천봉쇄 농민이 가져온 농산물을 팔지 못하자 피해액이 6억원에 달한다며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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