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영웅 역도산 평양에서 부활
  • 도쿄 · 채명석 편집의원 ()
  • 승인 1994.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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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오늘

한국계 프로 레슬링 선수 역도산(力道山)이 야쿠자의 칼에 찔려 비명에 간 지 31년, 지금 그를 기리는 여러 가지 행사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함경남도 출신 씨름 선수 김신락(金信洛) 소년이 일본 땅을 처음 밟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55년 전. 일본인 순사가 씨름대회에서 우승한 그를 스모 선수로 스카우트한 것이다.

 김실락 소년은 역도산아란 이름으로 스모계에 입문한 뒤 승승장구 하여 6년 만에 ‘세키와케’ 지위까지 올라갔다. 그러다가 스모계의 한국인 차별을 참을 수 없어 50년 스모 선수를 그만두었다.

 역도산이 전성시대를 기구한 시기는 프로 레슬링 선수로 데뷔한54년 이후이다. 외국거한들을 장기인 '가라테 촙‘으로 통쾌하게 때려 눕히자 일본 전국이 그에게 열광한 것이다. 이 때문에 역도산은 한때 ’일본의 영웅‘으로 불리며 63년까지 절대적 인기를 누렸다.

 일본의 영웅 역도산은 죽기 직전 서울을 방문해 큰 환영을 받았고, 북송선을 타고 북한에 간 그의 딸은 평양에 생존해 있다.

 역도산의 딸 김영숙(54)은 현재 북한 국가체육지도 위원장 박명철과 결혼해 평양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월 평양에서 김영숙을 만나고 온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 의원에 따르면, 김영숙은 이노키 의원의 방일 초청을 흔쾌히 수락했다고 한다.

 역도산의 수제자인 이노키 의원은 김영숙을 내년 1월3~9일 일본에 초청해 4월에 평양 5·1경기장에서 열릴 ‘국제체육문화 축전’ 참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노키 의원은 이 축전에 일본의 프로 레슬링 선수 20명 정도를 평양으로 데리고 가 북한에서는 처음으로 프로 레슬링 시합을 열 계획이다. 이노키 의원과 ‘세기의 대결’을 벌였던 권투 선수 무하마드알리도 이때 함께 평양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이노키 의원측 관계자는 말했다.

 이노키 의원에 따르면 역도산은 북한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의 전기와 비디오가 판매되고 있고, 죽기 전 김일성도 그를 조선의 영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북한은 프로 스포츠 불모 지대이다. 그런 북한에서 갑자기 역도산 붐이 일고 있는 것은 그의 인기를 체제 선전에 이용하려는 계산 때문인 득하다. ■
도쿄 · 蔡明錫 편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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