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없이 좋은 프로 없다.
  • 성우제 기자 ()
  • 승인 1995.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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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 여건 ‘나는 편’인 <딩동댕 유치원> <꼬마 요리사> 시청률 15% ‘인기‘

유치원생이나 국민하교 저학년 가운데 ‘꼬마 요리사 노희지’를 모르는 아이는 거의 없다. 교육방송이 지난해 3월부터 방송한 <꾜마 요리사>는 아이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어 노희지양(7)은 금방 스타로 떠올랐다. <꾜마 요리사> <딩동댕 유치원>과 더불어 ‘투자를 하면 교육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교육방송 제작진의 주장을 증명해주는 프로그램인 셈이다. 학교 수업과 별로 다를 게 없는 ‘칠판 방송’을 벗어나 고급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꼬마 요리사>는 노래와 춤을 적절히 가미해 국민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내는 프로그램이다. 노희지양이 요리사로 등장해 음식 만드는 것을 보여주는 이 프로그램은, 곡식 생산 과정과 영양가 등을 그때그때 알려주고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게 함으로써 어린이들의 편식을 방지한다는 효과도 얻고 있다. “재료 선정에서부터 구성, 작곡, 노래 녹음, 녹화, 야외 촬영, 더빙 작업 들을 한 주에 다 끝내야 한다. 학교 방송이 단순히 교과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다르게 교육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 이 프로그램의 수확이다.” <꾜마 요리사>를 맡고 있는 최영인 프로듀서의 말이다.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교육방송의 평균 3%보다 훨씬 높은 15%를 유지하는 까닭은, 아이들의 성향을 잘 파악해 프로그램을 꾸미기 때문이다. 제작비는 1주일에 여섯 번 방송되는

<딩동댕 유치원>이 편당 1백80만원, 재방송을 포함해 두 번 방송되는 <꾜마 요리사>가 2백만원으로 다른 방송사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교육 방송의 다른 프로그램들이 다른 방송사 제작비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고, 학과 프로그램은 작년·재작년에 쓴 것을 ‘재활용’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 프로그램은 매우 ‘복받은’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제작자들의 고충도 교육방송 전체의 그것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이 프로그램에서도 교육부의 시각이 개입된다. 이야기의 흐름상 모자를 뒤로 써야 하는데도 앞으로 쓰라고 한다든가, 어린이 프로그램인데도 항상 존대어를 해야 한다든가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딩동댕 유치원>의 류현위 프로듀서는, 다른 방송사는 어린이 프로그램을 구색 맞추기의 하나로 여기는 반면 교육방송은 전력 투구를 하기 때문에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딩동댕 유치원> 제작진의 고충은 편집. 제작 공간이 절대 부족해 리허설 없이 바로 녹화해야 한다는 점 외에도 새로운 소품과 의상을 구입하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딩동댕 유치원>에 출연하는 어린이들은 지난해 12월 공사화를 촉구하는 가두 시위에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이들도 ‘마지막 남은 무공해 방송, 교육방송을 살립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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