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용 소프트웨어 상품화
  • 고명희 기자 ()
  • 승인 1990.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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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 업체 모두 개발에 참여해야 … 질 평가하는 심의제도 필요

지금가지 컴퓨터를 팔 때 ‘끼워주는 악세서리’에 머물렀던 교육용 프로그램이 퍼스컴이 널리 보급되면서 본격적인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처 산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설 시스템공학센터는 87년부터 중학교용 ‘컴퓨터 가정교사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梁榮鍾 팀장은 “컴퓨터 프로그램은 활용하기에 따라 훌륭한 학습보조수단이 된다”면서 컴퓨터 프로그램 교육의 가장 큰 장점인 ‘개별학습’이 고려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문제지에서는 사지선다형 객관식 문제의 경우 1이 정답이라면 2,3,4는 틀린 것으로 취급되고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러나 컴퓨터에서는 2번을 입력하여 틀렸다면 그에 대한 새로운 문제가 연결되어 왜 틀렸는지 의문점을 풀어준다는 것이다. 88년 수학 22편, 89년 과학 14편에 이어 오는 12월17일까지 영어 12편 제작이 마무리된다. 이미 개발이 끝난 수학과 과학은 주식회사 SKC에서 판권을 소유, 시판중이다.

문교부 산하 한국교육개발원 컴퓨터교육센터는 국민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의 90개 교과에서 중요한 단원을 골라 96년까지를 목표로 프로그램 5백50여편을 만들고 있다. 전자가 가정학습용이라면 후자는 학교수업 보조용이다. 한국 교육개발원 吳軫錫 소장은 “완성된 프로그램은 시·도 교육위원회를 통해 무상으로 각 학교에 보내 컴퓨터교육에 활용토록 한다”면서 일반학생들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문교부와 협의중이라고 전한다.

민간단체로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해온 곳은 20여 업체 정도. 대부분 군소업체이다. 영세한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교육적 열의를 지니고 참여해왔다는 PC전산 金善浩 사장은 교육적인 테두리에서 게임의 소재를 취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역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4~6학년용 ‘퀴즈대백과’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퍼즐게임을 만들어 상식을 넓히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웅진미디어는 계열사에서 학습지를 출판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국민학교용 국어 산수 사회 자연과목 전과정을 담은 12편을 제작중인데 내년에 시판할 예정.

대기업은 영업전략적인 측면에서 프로그램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컴퓨터=놀이기구’가 되지 않아야 컴퓨터를 팔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너도나도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현대전자에서는 개발이 끝난 상태이며 삼성전자는 11월1일부터 대기업 최초로 교육용 프로그램 ‘알라템플’ 시판에 들어갔다.

4년째 퍼스컴을 배우고 있는 ‘高永浩(온곡초등학교 5학년)군은 “문제지를 푸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지만 컴퓨터도 텔레비전처럼 화면이 움직여서 과학실험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해 현재의 반복 위주의 프로그램이 다소 지루하다고 불평을 하기도 한다.

현재 정부가 컴퓨터 교육에 투입하는 자금은 30억~40억원 정도로 문교부에서 하드웨어 보급에 투자하는 액수의 약 20분의 1 수준. 한국교육개발원 오진석 소장은 “창의력을 키우는 프로그램은 정부와 업체가 다 함께 개발해야 한다”면서 프로그램의 질을 평가하는 심의제도도 마련해야 교육용 프로그램 개발이 제 궤도에 오르리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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