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내각 걸음마 시작
  • 파리 ● 진철수 유럽지국장 ()
  • 승인 1990.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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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대처 이후의 영국 정국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후임 보수당 당수로 뽑혀 총리가 된 존 메이저 전 재무장관의 정책은 대처 정책에서 얼마나 이탈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보름 전만 해도 노동당에게 20%나 뒤지던 보수당 지지도가 당수 교체를 계기로 하루아침에 호전됨으로써 메이저 총리에게 용기를 주고 있다. 지난 2일에 보도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보수당에 대한 지지도는 48%, 노동당 지지도는 40%로 나타나고 있다.

노동당쪽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며 비웃고 있다. 밀월기간이 지나고 보수당 정부에게는 경제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판명되면 민심은 자연히 노동당쪽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당쪽에서도 계산은 있다. 원래 마이클 헤즐타인 전 국방장관이 대처 수상에 도전하여 당수경선에 출마할 때 내세운 명분의 초점도 대처의 국내정책을 가지고는 다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예컨대 그는 말썽많은 ‘인두세’제도를 바꾸겠다는 약속을 천명하고 나섰던 것이다.

지난 11월28일 조각에서 메이저 총리는 당수 경선의 경쟁자였던 헤즐타인을 환경장관으로 임명함으로써 바루 ‘인두세’ 문제 해결을 담당케 했다. 메이저 총리는 또 총선을 앞당겨 내년 5월이나 6월에 실시할 계획을 검토중이다. 총선은 원래 92년 5월 이전에 실시하면 되는 것이지만, 주역이 바뀐 보수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높을 때에 재신임을 획득하자는 것이다.

메이저는 지난달 27일 당수경선 2차투표에서 과반수에서 2표 미달인 1백85표를 얻어, 1백31표를 얻은 헤즐타인과 56표를 얻은 외무장관 더글라스 허드를 가볍게 물리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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