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바이얼린 남매’ 서방 이주
  • 여운연 차장 ()
  • 승인 1990.12.2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 출신인 구엔삼 티(26), 구엔하크 우엔(19) 두 남매 바이얼리니스트는 홍콩의 베트남 난민수용소에 있는 ‘보트피플’ 중 최근 극적으로 서방 이주가 허용된 케이스.

  지난해 탈출에 성공했던 이들은 홍콩당국의 골칫거리인 난민소에 수용돼 5만여명의 베트남 난민들과 함께 기약없는 미래를 기다리고 있었다. 두 남매는 그나마 빨래터에서 브람스ㆍ바하의 음악을 연주하며 시름을 달래왔다.

  이들의 운명은 한 독일인 여성사업가를 만나게 되면서 바뀌었다. 남매의 연주솜씨 소문을 듣고 찾아온 브리지테 쿠밍즈씨는 이들의 천재적 재능에 탄복한 나머지 하루빨리 서방 세계로 빼내기 위해 1년동안 법적 투쟁을 벌였다. 그러다 얼마전 홍콩 당국으로부터 망명허가를 받아 노르웨이에 정착케 했다.

  두 남매의 아버지는 하노이오케스트라의 수석 바이얼리니스트로 이들의 음악세계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제 노르웨이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 두 남매는 자신들의 망명으로 인해 베트남에 남은 아버지와 가족이 치르게 될 고통이 가장 큰 짐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