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 기업 임원 ‘필독서 ’
  • 김방희 기자 ()
  • 승인 1994.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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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 일 서적 ‘베끼기 ’속 〈대기업병〉등은 역작



 경제 · 경영 분야 출판계에 만능으로 통하는 원칙이 하나 있다.  ‘좋은 외국 책을 베끼거나, 외구의 신조류를 재빨리 수입하라 ’,  올해 경제 · 경영 분야 출판계의 흐름도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올해는 미국에서 발원한 리엔지니어링 관련 서적 출간붐이 주춤하면서, 일본 서적들을 베꼈다는 혐의를 받을 만한 정보 관련 서적들이 넘쳐났다.

 지난해 〈비즈니스 리엔지니어링〉(명진출판) 연작을 내 베스트셀러를 만든 이순철 교수(홍익대 · 경영학)는 〈한국의 리엔지니어링 사례〉(명진출판)라는 저작으로 리엔지니어링 붐을 이어나갔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순봉 경영혁신팀장의 〈대기업병〉(삼성경제연구소)은 당초 삼성그룹 임원을 대상으로 하여 만든 자료를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인이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더러 있고, 너무 두꺼워서 책을 끝까지 읽기가 만만치 않다는 흠이 있다.  그러나 세계의 대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는 병폐들을 엮어 우리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 두 권이 국내외 기업들의 문제점을 꼼꼼히 분석한 책이라면, 정정길 교수(서울대 · 행정대학원)가 쓴 〈대통령의 경제리더십〉(한국경제신문사)은 역대 대통령의 경제정책 결정 과정과 그 관리 방식을 세밀히 파헤친 역저다.  개발 연대에 젊음을 보낸 기성 세대들은 부지불식간에 박정희 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경제 리더십을 그리워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향수병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것인가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다만 경제학에 문외한인 행정학자로서 각 경제정책의 밑바닥에 깔린 경제논리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인상을 주는데, 그것이 오히려 일반 독자들에게는 깔끔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시사저널〉이 선정한 경제 · 경영 분야의 좋은 책 다섯 권 가운데 나머지 두 권은 경제학에 관한 서적이다.  한 권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나머지 한 권은 경제학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전자는 미국 하버드 대학 교수를 지내고 현재 백악관 경제 담당 비서관인 토드 부크홀츠가 쓴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이승환 옮김 · 김영사).  부크홀츠는 쉬운 비유와 배꼽을 잡게하는 유머로 일반인들에게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처럼 느껴지던 경제학의 벽을 허무는 데 성공했다.  후자는 전용덕 · 김영용 교수 등 학자 8명이 쓴 〈시카고학파의 경제학〉(민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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