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오늘
  • 변창섭 기자 ()
  • 승인 1992.0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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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헤즈볼라 지도자 爆死 중동평화회담 먹구름

 작년 10월 첫 회담이 열린 후 난항을 거듭해온 중동평화회담 전망이 불투명해질 것 같다.

 이스라엘이 남부 레바논의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습해 과격 회교단체인 헤즈볼라(神의 黨) 지도자 셰이크 압바스 무사위를 포함해 최소한 15명을 폭사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새벽 이스라엘 군인 3명이 아랍인에게 피살된 데 대한 보복으로 행해진 이 공습은 사실상 헤즈볼라를 비롯한 레바논 내 과격 회교단체들에 대한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이는 아렌스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폭격 수시간 후 텔레비전에 출연해 “헤즈볼라를 박살내기 위해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힘에 따라 뒷받침되었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측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聖戰은 계속될 것”이라고 맞섰다.

 이스라엘이 16일 폭격에 나선 좀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동안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 인질 석방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진 데 있다고 한다. 이 사건으로 지도자를 잃은 헤즈볼라 지지자들은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헤즈볼라는 지난 82년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격한 이래 이스라엘 병사들에 대한 ‘자살공격’도 서슴지 않는 등 레바논 내 회교단체 중 가장 강력한 반이스라엘 노선을 취해왔다.

 이스라엘은 지난 한해 동안 무려23회에 걸쳐 레바논 네 시아파 회교도의 기지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공습했다. 이로 인해 31명이 숨지고 1백8명이 부상했다.


■ 독립국가연합 ‘핵전문가 탈출’ 방지 나선 베이커 장관

 옛 소련의 핵무기 생산기지인 첼랴빈스크-70연구소의 ‘외국인 방문객 1호’가 된 베이커 미국 국무장관은 이곳에서 근무하는 과학자(사진)들에게 “미국과 독일이 러시아공화국이나 독립국가연합의 다른 지역에 ‘국제과학연구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연구중”이라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월급도 제대로 못받는 옛 소련의 핵전문가들이 제3세계로 ‘팔려나가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미국이 새 연구소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 필리핀  여권 분열…‘이멜다 대통령’ 가능성

 막대한 선거자금과 집권당의 분열 덕택으로 5월11일 치러질 대통령선거에서 점차 유리한 고지를 확보해나가고 있는 이멜다 마르코스가 최근에는 같은 야권의 후보로 나선 코후앙코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필리핀 최대 재벌인 코후앙코는 마르코스가 쫓겨날 때 그를 미국까지 동행했던 사람이다.

 마르코스 지지자들의 표를 흡수하기 위해 코후앙코가 집요하게 이멜다의 사퇴를 촉구하지만 그의 사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왜냐하면 대통령 출마를 포기한 아키노 대통령이 소속 민주투쟁당의 결정을 무시하고 그의 측근인 라모스 전 국방장관을 후계자로 결정하자 같은 당의 미트라 하원의장이 독자적으로 후보경선에 뛰어들어 상황이 이멜다에게 유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당에서 2명, 야당에서 6명이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


■ 이란  회교권 국가들 공동시장 결성 추진

 이란 터키 파키스탄과 옛 소련의 이슬람공화국 지도자들이 16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모여 범이슬람권 공동시장 결성을 추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당초 이슬람권 공동시장 구축을 목표로 85년 창립된 경제협력기구(ECO)가 생긴 이후 첫 회담인데다 아제르 바이잔 우즈베크 투르크멘 등 옛 소련의 3개국 정상들이 함께하는 첫 자리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경제협력기구 안에는 친서방계이자 미국의 입김을 받는 터키와 파키스탄, 반서방계의 이란 및 연방 해체 후 이웃 이슬람국과의 협력증대를 모색중인 옛 소련의 4개 이슬람국 등 서로 다른 목소리가 섞여 앞으로 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과제다.


■ 석유수출국기구(OPEC)  추락하던 석유값 날개 달았다

 원유가가 하락세를 멈출 듯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15일 폐막된 정기총회에서 석유 생산량을 하루 2천4백20만배럴에서 2천2백98만배럴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국제원유가는 사우디의 원유증산으로 공급과잉인데다 최근 주요 원유수입국의 수요감소까지 겹쳐 석유수출국기구 권장 가격인 21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17달러선에 거래돼왔다. 그러나 이번 합의는 석유수출국기구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감산결정에 불만을 품고 있는 반면 사우디에 이은 2대 산유국 이란은 대폭적인 원유생산 감축을 주장하고 있어 합의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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