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발협은 同床各夢
  • 오민수 기자 ()
  • 승인 1997.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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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협은 7월2~3일 서울 수유리에 있는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난상 토론을 거쳐 지지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한국당 경선 전 최대 사건으로 기록 된 이 ‘아카데미 총회’가 확정된 것은 지난 6월19일. 이날 이세기 고동 의장과 서청원 간사장은 지도부 의회에서 언제 정발협의 지지 후보를 선언할 것인지를 놓고 격론을 벌였다.

 서간사장 등 민주계가 6월28일 지지 후보 확정론을 강력히 주장한 반면, 이세기 의장은 7월3일로 미루고자 주장했다. 서로 티격태격 한 끝에 합의한 시기가 7월3일. 그런데 이 날 밀담을 끝낸 뒤 이세기 의장은 주변에 “닷새 벌었다”라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이 날 이의장의 고백은, 정발협을 상대로 한 이 대표측의 사람 빼가기 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지지 후보 조기 결정론을 주장한 민주계의 생각과 극명하게 대비될 뿐만 아니라, 정발협에 대한 이대표측의 정략을 간접으로 시사하고 있다.

 이세기 의장은 민주계 계보 모임인 정발협이 세력 확장을 위해 민정계 몫으로 영입한 인사.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의장을 정발협내 ‘이회창 인맥’으로 보는 시각까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이의장이 정발협 가입 직후 김윤환 고문과 만나서 ‘나는 어디까지나 민정계 출신’ 임을 누누이 강조한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편 민주계 좌장 격인 서석재 공동 의장은 6월19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중국음식점에서 92년 YS 대선 사조직으로 출범한 나라사랑 운동실천본부를 ‘21세기 민주연합’으로 개명하고, 창립 준비 모임을 가졌다. 이 날 모임에는 주로 신한국당 대의원으로 구성된 4백여명이 참석해, 7월4일 21세기 민주연합을 공식 출범시키기로 결의했다. 서의장의 이러한 행보는 현재 반이회창 전선의 선봉장을 맡고 있는 정발협의 움직임과 관련해 주목할 만하다. 정발협의 후보 선택 시기가 다가오면서 정발협내 각 세력이 저마다 이해 관계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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