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돌아간 청백리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7.08.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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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국세청장 김수학씨(70)는 최근 주민등록 주소지를 서울 압구정동에서 고향인 경북 경주시 황남동으로 옮겼다. 이예 전업농이 되어 사과 농사를 짓기 위해서이다. 그는 93년 모든 공직에서 은퇴한 뒤부터 고향에서 농사를 시작했다. 그동안 경주와 서울을 오가기 몇 년. 서울에서 처리할 일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었다. 고향에서 농사짓는 것은 그의 소원이었다. 중앙 부처로 영전해 고향을 떠날 때도 임기가 끝나면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씨의 학력 사항은 경주공립보통학교(현 계림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이다. 그의 모교에서는 온갖 어려움을 딛고 뜻을 세워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 김수학’ 이 교훈처럼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의 공직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윤리노 청렴결백을 내세운다. 그러나 공직자라고 해서 꼭 가난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적어도 구차한 생활만은 모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청빈(淸貧)보다는 청부(淸富)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열여섯 살에 경주 군청에서 말단 공무원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정부 수립 후 경북 도청과 내무부에서 근무한 뒤 전남 부지사·대구시장·내무부 지방국장을 거쳐 충남도지사가 되었다. 그 후 경북도지사를 거쳐 78년 국세청장 자리에 앉았는데, 82년 그 자리를 물러났을 때에는 아들을 유학 보낼 돈조차 없을 정도로 청렴한 공무원으로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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