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와 교육의 하모니로”
  • 김현숙 차장대우 ()
  • 승인 2006.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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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규모 예음설악페스티벌 이끄는 음악감독 이택주씨



 7년 전 저희가 설악페스티벌을 처음 시작 했을 때는 청중뿐 아니라 연주자 자신도 실내악 운동에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았어요. 이제는 보급의 차원을 넘어 생활 속의 음악으로 자리잡았습니다.“

 86년 여름 이택주가 이끄는 예음 현악4중주단이 설악산 설악파크호텔 대청봉홀에서 휴양지의 음악애호가를 대상으로 처음 개최했던 예음설악페스티벌은 올해부터 국제적인 규모의 음악축제로 탈바꿈한다. 예음 현악4중주단 중심의 집안잔치에서 탈피하여 김창국, 시벨리우스 현악4중주단 등 국내외 규명 연주자 30여명을 초청해 4박5일 (1월13일~17일, 속초 문화회관)의 국제페스티벌을 벌인다. 테마는 피아노 5중주곡.

 특히 이번 페스티벌에는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실내악 페스티벌인 핀란드 쿠모 페스티벌의 음악감독 키마넨 부부가 참석해 설악페스티벌의 국제화를 본격적으로 탐색한다. 쿠모 페스티벌은 1백만달러 규모의 초대형 축제로 거기서 얻는 관광수입도 상당하다.

 실내악은 가장 민주적인 음악형태이다. 오케스트라와 달리 각 파트를 수행하는 연주자가 스타의식 즉 개성을 유보하되 음악의 지향점을 찾는 과정에서 강력한 발언권을 행사한다. 이택주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실내악 리더로 꼽히는 것도 리더십 때문이다. 그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카리스마 대신 타협의 기술로써 단원을 이끈다. 단원들은 연습 도중 서슴없이 “저의 해석은 다른데요”라고 말한다.

 “실내악은 성실한 음악입니다. 연습 결과가 그처럼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음악도 없을 거예요. 우리나라 음악도 들이 유난히 솔리스트에 집착하는 것은 과도기의 현상입니다. 음악 선진국은 실내악에서 그 저력이 나옵니다.”

 그는 속초 주변지역의 청중까지 페스티벌에 유인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도 아니고 시골에서 그런 음악회가 되겠느냐” 하고 회의하는 이 지역 관리들의 자기비하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 ‘1천원짜리 표 팔아서 별 도움도 안될텐데 무료로 하지 그러느냐’하는 반응도 그렇다. 페스티벌은 ‘연주와 교육’을 해야 한다. 레슨이나 강좌뿐 아니라 청중에 대한 훈련도 예음설악페스티벌에는 들어 있다.

 “공짜로 생긴 표하고 단1천원이라도 돈을 주고 산 표하고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한번 들어봐야겠다는 선택이 전제되었을 때 감상의 질은 수십배 높거든요. 올해부터는 박수부대도 동원해볼 생각입니다. ‘좋으면 이렇게 하는거다’를 교육시키는 거지요. 국제적 페스티벌이 되었을 때는 청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화여대 교수, 서울 시립교향악단 악장 외에 ‘노 개런티’의 예음설악페스티벌 음악감독이라는 직책은 그에게 있어 바로 ‘연주와 교육’의 단련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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