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국회는 ‘철새 둥지’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199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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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99명 중 79명, 한 번 이상 당적 바꿔… 여소야대가 큰 원인

15대 국회는 ‘철새 정치인’이 가장 많았던 국회로 기록되게 되었다. 국회의원 2백99명 가운데 26.4%인 79명이 한번 이상 당적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번 이상 당적을 바꾼 의원도 16명이나 되었다.

국회 사무처 의사국 집계에 따르면, 이같은 당적변경은 14대 국히의 75명이나 13대 국회의 55명보다 훨씬 많다.

철새 정치인이 많았던 이유는 15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출발했고, 또 임기 중간에 정권 교체가 되는 등 두 번에 걸친 집단적인 철새 이동 기회가 있었기 때문.

15대 국회 들어 첫 번째의 집단적인 ‘철새 이동’은 총선 직후인 96년 봄에 벌어졌다. 선거에서 1백39석에 그쳤던 신한국당은 두 달이 지난 96년 5월20일 1백50석으로 과반수를 넘어섰고, 이후 꾸준히 영입 작업을 계속한 끝에 97년 7월 25일에는 1백58석까지 의석 수를 늘렸다. 이때 새 둥지를 튼 ‘철새’가 19명. 김재천ㆍ원유철ㆍ황성균ㆍ김일윤ㆍ박종우ㆍ박시균ㆍ백승홍ㆍ임진출ㆍ서 훈ㆍ김용갑ㆍ김영준ㆍ권정달 의원 등 무소속 의원 12명이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유종수ㆍ황학수ㆍ이재창ㆍ이의익ㆍ안택수ㆍ박종근 의원 등 자민련 의원들도 신한국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민주당에서도 이규택ㆍ황규선 의원이 양지를 택했다.

97년 말 정권 교체가 되자 철새의 이동 방향도 바뀌었다. 98년 초반 한나라당 의원 27명이 ‘따뜻한 양지’를 찾아 국민회의와 자민련 등 여당으로 소속 정당을 바꿨다. 이같은 수치는 김영삼 정권이 들어선 93년 초 야당에서 여당으로 자리를 옮긴 의원 21명과 비교해도 훨씬 많다. 이는 한나라당 의원들 중 야당 생활을 견디기 힘든 ‘여당 체질’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권은 교체되었으나 국민회의와 자민련 공동정권은 여전히 소수 정권이었다. 당시 두 당의 의석 수는 국민회의 77석. 자민련 43석 등 1백20석에 불과했다. 국민회의ㆍ자민련 공동 여당은 꾸준히 의석 확보 작전에 돌입했고, 마침내 98년 5월4일 한나라당의 과반수를 무너뜨렸다.

이때 김인영ㆍ서정화ㆍ서한샘ㆍ이강희ㆍ이성호ㆍ김명섭ㆍ정영훈ㆍ홍문종ㆍ권정달ㆍ노승우ㆍ김충일ㆍ이재명ㆍ김길환ㆍ박종우ㆍ송훈석ㆍ유용태ㆍ장영철ㆍ이규정ㆍ황학수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9명이 국민회의를 택했다.

박세직ㆍ김종호ㆍ오장섭ㆍ이완구ㆍ이의익ㆍ이택석ㆍ김기수ㆍ차수명 의원 8명은 자민련에 새 둥지를 틀었다. 국민회의는 이밖에도 서석재ㆍ박범진ㆍ장을병ㆍ이용삼ㆍ원유철ㆍ김운환 의원 등 국민신당 소속 의원 6명을 받아들이면서 1백5석으로 국민회의 사상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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