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 가려면 ‘인터넷 도사’ 되어라
  • 박재권 기자 ()
  • 승인 199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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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 남녀 6백명 여론조사 결과 / “여자 유망 직업 1위는 교사”

새천년에 가장 유망한 배우자의 직업은 무엇일까. 12월6~9일 결혼 정보 회사 (주)선우가 결혼 적령기인 미혼 남녀 각 3백명을 조사했더니 인터넷ㆍ정보통신 관련직이 남성 배우자의 최고 직업으로 떠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인터넷ㆍ정보통신 관련직은 여성 응답자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기대를 모았다. (주)선우 서지원 리서치팀장은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정보통신 관련직이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여름께부터 이 직업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ㆍ정보통신 관련직에 대한 인기는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벤처 기업들의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데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예전 같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작은 회사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갖고 있다는 이유 하나로 갑자기 돈방석에 올라앉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남자 한번 잘 만나면 한마디로 ‘팔자가 펴는’것이다.

하지만 (주)선우에 따르면 업종만 인터넷ㆍ정보통신 쪽으로 바뀌었을 뿐 아직도 벤처 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은 여전하다. 또 일 성격을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호기심만으로 그같은 직업을 가진 남자를 소개해 달라는 경우도 많다.

맞선 희망자들과 상담하는 (주)선우 성지회주임(고객관리팀)은 “아직은 직업 성격을 잘 알고 찾는 이와 그렇지 못한 이의 비율이 반반이다. 특이한 점은 알고 찾는 사람들의 경우 커플 성공률이 대단히 높다는 점이다. 거의 80~90%에 달한다. 평균적인 성공률이 30~50%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라고 말했다.

1940년 이전부터 여성 배우자의 직업으로 부동의 1위를 차지해 온 교사가 새 천년에도 여전히 최고 직업(29.7%)으로 꼽힌 점도 이채롭다. 여성의 직업으로서는 깨끗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데다가 직업과 가정 생활을 병행하기에 원만하다는 점이, 남성 전체의 95%가 맞벌이 여성을 원하는 현실에서도 인기를 유지하는 원동력이다.

인터넷ㆍ정보통신 관련직은 여성 배우자 직업에서도 2위에 올라,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의 수위를 짐작하게 해 준다. 1위와는 불과 1%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인터넷ㆍ정보통신 관련직에 대한 인기가 한 해만 더 간다면 교사가 왕관을 내주어야 할지도 모를 판이다.

직업 요소로서 안정성보다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는 점도 지적할 만하다. 또 예전 같으면 ‘금융계’ 또는 ‘은행원’ 같은 식으로 막연하게 표현했을 희망 배우자의 직업도 요즘은 ‘펀드매니저’ 같은 식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남녀 모두 상위에 선정된 직업은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며, 상대적으로 많은 자율성이 보장되는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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