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영화 들고 다시 ‘세상 밖으로’
  • 노순동 기자 (soon@sisapress.com)
  • 승인 1999.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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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균동 감독(41)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았다. 이번에는 단편이다. 경찰에 불려갔다가 석방된 뒤에도 컴퓨터를 돌려받지 못한 한 한남자의 이야기인 〈내 컴퓨터〉.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가 주관하는 인권 영화시리즈 다섯 편 가운데 첫 작품으로 12월19일 민가협 주최의 ‘양심수의 밤’에서 처음 상영되었다. 여감독은 민가협에서 재미난 이야깃거리를 찾는다는 얘기를 듣고, 그즈음 신문 단신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들려주었다가 덜컥 연출까지 맡게 되었다가 덜컥 연출까지 맡게 되었다. ‘양심수의 밤’과의 만남이 처음은 아니다. 97년 양심수의 외출에 관한 단편〈외투〉로 인연을 맺었다.

 그가 영화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탤런트 권해효가 달려왔고,〈거짓말〉에서 조각가 제이역을 맡았던 이상현도 출현을 자청했다. 물론 모두 자원 봉사다. 돈이 없다 보니 영화가 더 재미있어진 면도있다. 제작진의 이름을 알리는 마지막 타이틀에서 활자가 올라가는 대신, 배우들이 ‘저에요’하고 손을 든다. 자막비라도 줄여보자는 옹색한 취지였지만 ‘인간자막’이 오히려 상큼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여균동 감독은 “시대가 바뀌었다다고 하는데도 답보 상태인 양심수 문제를 널리 알리자는 취지에서 동참했다. 사태는 엄중하지만〈내 컴퓨터〉는 블랙 코미디 풍으로 재미있게 만들었다”라고 홍보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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