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5천원 청바지 6만9천원 된 사연
  • 이철현 기자 ()
  • 승인 1998.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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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만5천원짜리 청바지가 6만9천원9백원으로 내렸다. 정찰 가격이 40%까지 폭락한 것이다. 게스 청바지를 내수 시장에 공급하는 일경물산 김형일 사장이 청바지값을 파괴한 주인공이다. 김사장은‘청바지에 낀 가격 거품을 빼는 작업’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국내 청바지값은 유통 구조의 후진성 때문에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어 있었다.

 김사장은 게스 청바지값을 40%까지 줄이기 위해 기업의 구조조정부터 단행했다. 수익성이 없는 여성복 브랜드를 모두 없애고, 경쟁 업체가 난립해 있는 아동복 브랜드는 ‘미키 클럽’외에 모두 없앴다. 대신 주력 품목인 폴로 · 랄프로렌 · 게스 브랜드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했다. 또 브랜드마다 하청과 일선 영업 조직을 따로 운영하던 것을 하나로 통합했다.

 일경물산은 청바지값을 낮출 수 있는 여건을 이미 갖추고 있었다. 게스 청바지는 원단과 가공을 국내에서 해결하므로 환율 폭등으로 인한 원가 상승분이 적다. 청바지 하나에 5%인 로열티만 미국 본사에 지급하면 된다.

 김사장은 IMF시대에 수입 유발 효과가 큰 국산 브랜드와, 로열티 외에 외화지출이 없는 외제 브랜드 가운데 과연 어느 제품이 국산품이겠는가라고 반문했다.        
李哲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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