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총재 이수성?
  • 오민수 기자 ()
  • 승인 1998.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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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당선자와 친밀하고 대구·경북 대표성 갖춰 ‘적임자’

이수성 전 총리와 김대중 당선자 사이에 본격적인 왕래가 시작된 것은 지난 13대 총선 직전부터이다. 당시 김대중 평민당 총재는 영·호남 지역 통합의 상징으로서 이수성씨의 친동생인 이수인 영남대 교수(한나라당 전국구 의원)에게 전남 영광·함평 지역구를 공천했고, 이수성씨는 그 답례로 김총재를 방문해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이씨 주변의 한 인사에 따르면, 그때부터 두 사람은 신뢰를 쌓아왔다고 한다.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김당선자의 정국 운용과 관련해서 정치권에서는 이수성씨를 새삼 주목해야 하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지도를 정확히 반으로 쪼개놓은 듯한 이번 대선 투표 결과에서 그대로 드러났듯이. 김대중 당선자는 아직 ‘절반의 대통령’이다. 따라서 자민련의 김종필 명예 총제와 박태준 총재 외에 영남 인맥을 대거 끌어안는 지역 통합 정치를 펼치지 않고서는 국난을 맞은 이 나라의 위기를 헤쳐나갈 수 없을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김당선자가 가장 먼저 손을 내밀수 있는 인물로 이씨를 거론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대선 과정에서 김당선자와 이수성씨는 심상찮은 ‘애정 행각’을 벌였고, 물밑에서는 결혼설이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특히 김당선자에 대한 이씨의 애정이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만 해도 두세 차례. 신한국당 경선에서 패한 바로 다음날 이씨는 일산 자택을 전격 방문했고, 얼마후 미국 방문 때에는 ‘호남 대통령론’(나중에 부인하기는 했지만)으로 정치권을 발칵 뒤집어놓기도 했다.

 또한 본격 선거 기간에 접어든 11월27일, 김당선자와 이씨는 여의도의 한음식점에서 만나 돈독한 관계를 대외에 고k시하기도 했다. 그 날 있는 대선지원을 요청한 김당선자에게 “김영삼 대통령과의 의리는 끝까지 지키겠다. 다만 옳지 않은 세력은 돕지 dksgrpT다. 지역 감정 해소와 국민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사실 이수성씨가 신한국당을 탈당한 직후부터, 국민회의는 총재 직까지 제의하며 집요하게 영입 공세를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리와 대인적 풍모를 중시하는 그의 스타일로 인해 신한국당에서 탈당하자마자 상대 정당으로 쉽게 몸을 옮기지 못했을 뿐 마음은 이미 김당선자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 주변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현재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에게 지역 통합정치를 하겠다고 표명한 김당선자가 이수성씨에게 전격적으로 국민회의 총재 직을 제안할 가능성을 점치고 잇다. 김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당선되면 총재 직을 내놓겠다’고 수 차례 공언해 왔고, 실제로도 이씨에게 당을 맡김으로써 TK 지역 대표성까지 가미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 면모를 갖출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국 안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김당선자로서는, 이씨를 지랫대 삼아 여소야대의 틀을 깨는 부수적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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