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문제는 합의 인권 문제는 이견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8.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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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의 한 주

중국
국제 문제는 합의 인권 문제는 이견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 중국국가 주석은 6월27일 정상 회담을 가졌다. 회담에서 거둔 가장 구체적인 성과는 전략 핵무기를 상대방에게 조준하지 않기로 합위한 것이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전략적 동반 관계 추진 △한반도 평화와 안정 유지 △역내 환율 안정 △제2의 아시아 금융 위기 방지와 경제 회복을 위한 공동 노력 △핵 확산 억제 같은 국제 문제에 관해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양국 정상은 중국의 인권문제와 티베트 같은 소수 민족 문제에 관해서는 입장을 달리했다. 장주석은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해, 당시 중국이 강경하게 대응하지 않았다면 지금 같은 안정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달라이 라마와도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문제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중국이 가장 중요한 현안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만 문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동안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명제 아래 △대만 독립 불가 △대만 유엔 가입 불가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 불가라는 이른바 ‘3불 정책’을 주장하며, 미국측의 동의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장주석에게 ‘하나의 중국’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매듭을 지었다.

결국 이번 정상 회담은 양국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끝났다. 지난해 10월에 합의 못했던 쟁점 사안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인도
핵 본 김에 핵 잠수함 짓는다

인도가 오는 2004년까지 핵 잠수함을 건조하고, 이 잠수함에 핵 미사일을 장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인도는 과학 작가 고피 레티나라즈와 미국 방위정보센터의 앤드류코치 상임연구원은, 최근 공동 발표한 논문에서 인도가 러시아 도움으로 올해 말까지 핵 잠수함 선체와 원자로를 마련하고, 2004년까지 잠수함을 완성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러시아는 주로 선체 설계와 해저 항해 같은 비핵 분야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 추진 잠수함은 적에게 발각되지 않고 핵무기를 목표물 가까이 실어나르기에 가장 좋은 무기이다. 재래식 잠수함은 디젤 발전기를 돌리는 데 드는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1주일에 한 번은 수면 위로 떠올라야 한다. 그러나 핵 잠수함은 3개월 이상 잠수할 수 있기 때문에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러시아
‘히틀러 망령’ 부활에 골머리

젊은이를 중심으로 네오 파시즘이 유행하는 바람에 러시아가 골치를 앓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네오 파시즘의 ‘원조’격인 히틀러가 러시아를 짓밟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때 러시아인과 슬라브 민족은 단순 노동에나 걸맞는 저급한 민족이라고 선언하고 소련을 침공했다.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한 옐친 대통령도 독일군의 소련 침공 57번째 기념일인 6월22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반 세기 전에 우리 조국은 세계를 파시즘으로부터 구했다. 그러나 소련이 붕괴한 뒤부터 일부 젊은이 사이에서 파시즘이 고개를 들고 있다”라며 파시즘을 강력히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활동하는 네오 파시스트는 4천여 명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해 직업을 얻을 희망이 없는 젊은 남자들이며, 머리카락을 완전히 깎은 탓에 스킨헤드족이라 불린다. 이들은 수적으로 열세인 인종과 종교를 공격한다. 지난 5월에는 유대교 교회에서 폭발물을 터뜨려 유대교 신자 두 사람을 폭행했다. 그리고 스킨헤드족 4명이 상점에서 미국 흑인 해병 병사를 심하게 두들겨 패기도 했다.

세네갈
“묵숨 빼앗는 할례, 이제 안할래!”

아프리카는 여성 생식기의 음핵을 자르는 여성 할례가 성행하는 곳이다. 세계보건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이 대륙 28개국 여성 1억3천만명이 할례를 받았으며, 그 가운데 매년 수천명이 감염과 출혈로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런데 인구 8백만인 조그마한 서아프리카국 세네갈에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해 7월부터 지금까지 세네갈의 29개 부족이 여성 할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 움직임은 현재 다른 부족으로 퍼지고 있다. 세네갈에서 일어난 변화는 한 미국인 여성의 헌신적인 노력 때문이다. 75년 교환학생으로 세네갈에 처음 간 몰리 멜칭 여사는 10년전부터 여성 할례 퇴치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여성 할례가 이슬람 전통일 뿐만 아니라 건강에도 좋고 성감을 높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할례를 받지 않은 여성은 결혼을 하지 못한다. 멜칭 여사는 꾸준히 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결코 할례를 성행위와 연관된 문제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가 강조한 것은 건강과 여성 인권이었다.
崔寧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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