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문제 안 풀리면 미ㆍ중 관계 파국”
  • 최영재 기자 ()
  • 승인 1998.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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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타운 대학 왕 치 교수 인터뷰 / “양국 정상회담, 전략적 동반 관계 다지는 계기”

미국 조지타운 대학 왕 치 교수는 워싱턴에 있는 ‘미ㆍ중 정책협의회’ 공동의장이다. 그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의 외교 현안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이번 양국 정상 회담에서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미국과 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는 기본 틀 위에서 논의할 사항이 많다. 그 가운데 아시아 경제 위기가 가장 중요하다. 미ㆍ중 양국은 이 문제를 함께 풀기 위해 많은 사안을 협의할 것이다. 아시아 경제가 무너지면 미국과 세계가 막대한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위안화 평가 절하 문제도 포함될 것이다.

서남아시아 지역에서 핵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어떤 대책이 나올 것 같은가?
인도와 파키스탄이 경쟁적으로 핵을 개발하고 있다. 인도는 일찍부터 핵 개발을 시작해 핵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파키스탄에 핵 기술을 댄 것은 중국이었다. 또 미국은 중국이 중동의 핵개발을 도왔다고 의심하고 있다. 북한도 핵 개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두 정상은 이러한 핵 확산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장쩌민 주석에게 핵 확산 방지 대열에 동참하라고 설득할 것이다.

무역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얘기가 오갈 것 같은가?
현재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는 엄청나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에 시장을 개방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현재 미국은 지적 재산권ㆍ비관세 장벽 같은 문제로 중국에 불만이 많다.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유지한다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한반도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경제 발전을 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정치ㆍ경제 개혁도 원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전통적인 우방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에 북한의 개혁ㆍ개방을 돕도록 요청할 것이다. 또 미국은 중국에 북한이 핵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다.

두 나라가 전래 없이 접근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클린턴 행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포용(engagement)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협력할 수 있다면 이는 두 나라에 다 이익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협조가 없다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가 힘들다. 중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나라이다. 미국은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이 일본 중심에서 중국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아시아 정책 축은 아직까지 일본이다. 96년의 미ㆍ일 신안보 공동 선언과 97년의 미ㆍ일 방위지침 개정안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중국은 이 두 조약이 중국을 노리고 있다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두 나라 간의 가장 큰 갈등 요소는 무엇인가?
대만 문제이다. 대만 문제가 악화한다면 두 나라는 핵 전쟁까지 벌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국내 문제라고 미국에게 강변한다. ‘1국 양제’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정책 골자이다. 대만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미국도 중국의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 자체는 지지한다. 그렇지만 미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있다. 장쩌민 주석은 아마 이를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다. 중국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에 요구하는 것은 삼불(三不)정책으로 요약된다. 대만의 유엔 가입, 대만 독립,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수출은 안된다는 것이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대만의 여당인 민진당이 집권하는 경우이다. 민진당은 대만의 완전 독립을 정책으로 내걸고 있다. 만약 민진당이 집권해 완전 독립을 꾀한다면 중국은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미국대로 중국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崔寧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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