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이’보다 삶의 ‘질’
  • 송 준 기자 ()
  • 승인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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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세계 3대 장수촌 방영 … 신년특집 이어 <인간시대>에


흔히 세계 3대 장수촌으로 러시아 남부의 코카서스 지방과 파키스탄의 훈자 마을, 그리고 남미 에콰도르의 빌카밤바 계곡이 꼽힌다. 이 불로장수 마을의 비경들이 올해들어 차례로 우리나라 안방에 소개되고 있다.

MBC는 지난 1월초 신년특집 기획으로 다큐멘터리〈세계의 장수촌〉시리즈(제작 金敏晧 프로듀서)로〈젊음의 땅 엘부르스〉(4일)와〈생명의 이상향 훈자〉(5일),〈문명세계의 장수촌 오키나와〉를 방영했고 오는 2월 8일과 15일 빌카밤바 마을을 다룬〈인간시대〉해외특집 2부작〈1백살 청년 세군도〉(제작 鄭湖植 프로듀서) 를 방영할 예정이다.

코카서스는 그루지야 · 아르메니아 · 아제르바이잔 등 세 공화국에 걸쳐 있는, 해발 5천여의 코카서스산맥 일대를 가리킨다. 여기 사는 50여 민족 1천만명 가운데 1백살 이상 노인은 6천여명에 이른다. 특히 김민호PD팀이 찾아간, 코카서스 최고봉 엘부르스산에 사는 발칸시아인들은 여든살이 넘도록 등산과 사냥, 술과 섹스를 즐긴다고 한다.

훈자는 파미르 고원에 있는 이슬람 마을이다. 히말라야 산맥의 해발 6천여 벼랑을 깎아 만든‘캐라코람 하이웨이??를 차로 20시간 넘게 달려 올라가면, 3대~5대가 한집에 모여 사는 대가족 부락 훈자가 나온다. 설산에서 흘러내리는 흙탕물이 이들의 식수이다. 한켠에서 목욕 · 빨래를 해도 훈자인들은 아랑곳없이 그 물을 마신다.

안데스 산맥의 산간마을 빌카밤바에는 2천명 정도가 산다. 1백살 넘는 노인이 30명 가량 되는데 그 절반이 아직도 해발 5천여를 오르내리며 농삿일을 한다.

이 프로그램들은 장수의 요인으로, 낙천적 사고와 신토불이의 식생활, 적절하고 지속적인 노동, 그리고 미네랄이 함유된 지역 특유의 물 등을 꼽았다. 이밖에도 험산준령이 외부 문명의 틈입을 막고 전통 질서를 온존시켜준 덕택에, 문화충격 · 사회변화에 의한 갈등이나 현대사회의 각박함과 경쟁 따위 스트레스를 모른다는 점도 지적했다.

불로장수는 분명 인간의 오랜 바람이다. 그러나 제작자들은 현지 취재를 마친 소견에 대해 공통으로“삶이란 길이보다는 질??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문제는??얼마나??가 아니라??어떻게 사느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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