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 ‘자살도시’ 오명
  • 런던ㆍ한준엽 통신원 ()
  • 승인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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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새 미수 포함 2백75건 ··· 동료와의 경쟁이 주원인


 7백년 역사가 깃든 대학 도시 옥스퍼드가 학생들의 연쇄 자살로 ‘죽으믜 도시’라는 악명을 얻고 있다.

 유력지〈더 타임즈〉는 최근 지난87년 정부 각료의 딸인 올리비아 차논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 잇달아 일어난 자살과 살인사건을 상기시키면서 ‘자살의 도시’로 변한 오스퍼트를 사설로 다루었다.

 가장 최근에 자살한 옥스퍼드 재학생은 세인트 힐다 칼리지 3학년인 파멜라 레이양(21)이다. 현대어학 전공했던 그는 지난 1월20일 자신의 숙소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지난해 10월 중순에는 신입생인 트레시 콜양(18)이 학교 기숙사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지난해 10월 중순에는 신입생인 트레시 콜양(18)이 학교 기숙사에서 목을 매 목숨을 끊었다. 잇단 자살사건은 대학이 과연 젊은이의 육체와 정신을 돌보는 안식처 구실을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콜양은 대학입학자격 국가고사 사회학 과목에서 전국 최고점수를 받은 뛰어난 학생이었다. 뉴 칼리지에서 미술학을 전공하는 2년새 헨리 스캘톤군의 자살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젊은 조각가로서 장래가 촉망됐던 그는 지난해 12월 여자 친구의 기숙사 창문에서 추락사했다. 그는 환각제인 LSD를 흡입한 뒤 자신이 날 수 있다는 환각에 사로잡혀 뛰어내린 거으로 밝혀졌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도 지난해 12월초 한남학생이 학교 구내 고층건물에서 몸을 날려 자살한 데 이어 지난 1월21일에는 다른 남학생이 기숙사에서 전선을 몸에 감고 스스로 감전사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학생건강위원회가 최근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6년부터 90년 까지 15년 동안 모두 21명이 자살했으며, 같은 기간 자살미수는 무려 2백54건이나 된다.

 원인별로 보면 자살한 학생의 2분의 1과 자살미수 사건의 3분의 1일 정신적 결합과 심리적 불안, 심하게는 정신이상 증세까지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엘사 볼 학생상담 수석담당관은 “자살을 택하는 특이한 유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닌다.모든 학생은 동료와의 경쟁에 꼭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다”고 분석한다. 그는 “상담 건수가 89년 3백96건에서 지난해에는 5백95건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히면서, 영리하고 사회 적응력이 뛰어난 학생이더라도 쉽게 자살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으며, 상당수 학생이 이럴 때 상담실을 찾는다“고 공개했다.

 상담업무를 확대 · 개선하고 있는데도 학생과 교수, 학생과 학생 간의 인간관계나 의사소통은 지난날 옥스퍼드 · 케임브리지가 적정수준의 학료제도(Collegiate System)를 준수했던 때 만큼 원활하지 못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주요 학료 가운데 하나인 크라이스트 칼리지에서 교수단 요장(療

長)을 지냈던 토드경은 지난 1월26일자 〈데일리 텔리그라프〉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의 학료제도는 앞으로 25년내에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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