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운동방향 정치권에 달렸다”
  • 이성남 차장대우 ()
  • 승인 2006.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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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5대 위원장 단독후보 정해숙 교사 “새 정부,교육개혁 의지 있다면 대화응해야”


 

 15일∼18일에 실시하는 전교조 5대 위원장 선거에 단독후보로 추대된 정해수 교사(56 ? 89년 8월 광주 효광여중 해직)를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여다보았다. ‘전교조의 큰누님’이라 불리는 정후보에 대해 전교조 교사들은 “우리의 뻥 뚫린 가슴을 메워주실 분”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입시부정 사건이 왜 일어났다고 보는가?

 ‘인체의 병’을 치료하려면 병의 근본적 원인을 치유해야 하는데도 그동안 진통제만 먹이고 마무리해왔다. 오직 입시위주인 현상황에서 교육은 전쟁이고 교육현장은 전쟁터이다. 전쟁이란 승자와 패자밖에 없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교사들을 거리로 내몰고 전교조를 탄압할 수록 학교현장에서는 교육비리가 팽배해 졌다. ‘참교육 실현이란 무엇인가’라고 진지하게 물어봐야 할 시점이다.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위원장에 추대된 배경은 무엇인가?

 참교육을 하는 데 여성 남성 구별이 있을 수 없다. 전교조가 대중의 지지기반을 넓히기 위해 정책 전환, 질적 전환이 요구되는 현시점에서“함께 일하자”는 동료들의 권유를 저버릴 수 없었다.


전국의 15개 지부 유세장에서 본 전교조의 현주소는?

 “이제는 현직이 나서자”라는 의지를 표명하는 현장교사들을 보면서 전교조가 건강하다는 사실을 제확인했다. 외곽에서는 대선 이후 전교조의 장래를 우려했다는데 그 같은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었다.

김대중 후보의 패배가 전교조의 결속력에도 영향을 주었을 텐데

  정권교체 실패가 조합원들의 일시적으로 실망시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결속력을 높여 주었다. 지난 4년간 엄청난 탄압 속에서도 전교조는 유일한 교육민주화 추진세력으로, 각계 각층이 인정하는 자주적인 공개조직으로 성장해오지 않았는가.

새 정부 역시 전교조를 합법단체로 인정할 기미는 보이지 않은다. 해직 교사의 복직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 계획인가.

 정치권 결단에 따라 운동방향을 정하겟다. 문민정치를 표방하는 새 정부가 진정으로 교육개혁 의지를 가졌다면 이를 추진할 힘이 있는 전교조를 대화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 정부가 이런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때 우리는 전교조 합법화 문제를 다음으로 미뤄놓고 해직교사의 복직문제부터 풀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부나 교육부는 아직까지 그 어떤 의견도 공식적으로 내놓은 바 없다.

정부가 ‘무조건 전원 원상 복귀’가 아닌 또다른 안을 제안한다면?

 전교조 해체를 전제로 한 ‘조건부 복직’ 이나 ‘선별 복직’은 응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자세이다. 그것은 전교조의 취지를 완전히 부정하고 양심적인 해직교사들에게 다시 굴욕을 강요하는 것이다. 해직교사들이 주머니에 토큰 몇 개 넣고 뛰어다니면서 싸운 목적은 제시하는 안이 이 나라 교육을 살리는 길이라면 새 집행부는 조직의 자존심을 다소 굽히는 한이 있더라도 그 제안에 응할 각오가 되어 있다.

전교조를 정치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많다. 운동단체의 성향보다는 교사로서의 직분을 부각시키는 것이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더 유리하지 않은가?

 그것은 당국에서 전교조를 탄압하기 위해 조장한 선입견이다. 우리는 민족교육, 민주교육, 인간화교육을 통한 참교육 실현을 위해 일어섰고, 그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교직원의 기본권과 교육환경 ? 시설 개선을 주장했을 뿐이다. 국민이 강한 거부감을 보이면서 악선전한 것이다. 무더기 징계가 쏟아진 89년 5월에도 우리들은 다음날 수업을 해야 하니 철야농성을 할망정  단식은 하지 말자고 했었다.

해직교사들이 교단에 복귀할 경우, 관행화된 비리에 몸을 적셔온 일선 교사들과의 괴리감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일선 교사들이 전교조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는 것은 전교조의 진보성 때문이 아니라 전교조에 무차별 탄압을 가하는 당국 때문이다. 일선 교사의 80% 이상이 전교조를 좋아하고 인정한다는 객관적 통계가 있다.  교단에 돌아가 바른 교육에 관해 대화하면 전교조를 미워했던 현장 교사들도 공감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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