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무는 사고 “서민만 불쌍해”
  • 소성민 기자 ()
  • 승인 1999.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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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스 사태로 피 같은 재산 날려

살벌한 나라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언제 어디서 또 지뢰가 터질 것인가. 무사안일이 일으킨 화성 씨랜드 참사, 물난리…. 도무지 쉴 틈이 없다. 안전 사고 아니면 대형 경제 사고다. 현대그룹 주가 조작 의혹, 대우 채권 환매 제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과 사고 속에서 죽어나는 것은 늘 서민들이다.

  이번에는 파이낸스 사태,‘업계 최고의 확정 배당’‘안전성 보장’‘11년 역사’‘성공 신화는 계속된다’…. 얼마 전까지 신문 지면을 장식하던 파이낸스 회사들의 광고 문구이다. 시중 은행 실세 금리가 7%에 머무르는데도‘목표 수익률 25~33%’를 제시하는 회사가 태반이었다.

  결국 곪아터졌다. 설마 하는 욕심에 그릇된 광고를 믿고 맡긴 피 같은 재산들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었다. 금융감독원은 허위 · 과장 광고를 믿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변명한다. 검찰과 경찰은 단속 규정이 애매해 손을 댈 수 없었다고 발뺌한다. 도대체 거짓말이 버젓이 활개치도록 수수방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늘 그랬듯이 사태가 커지자 당국은 실태 조사를 강화한다. 특별법을 제정한다 부산을 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무지몽매한 백성’을 비웃으며 또다시 타강에 코를 박을 공복들이 두렵다.

  고통과 망각, 성토와 불감증의 사슬에서 헤어날 날이 보이지 않는다. 이 처참한 인고의 순례에서 벗어날 순간은 언제인가.‘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고 했지만, 생짜로 재산을 날린 서민들에게 올해 추석은 상처만 덧나게 한다.
蘇成玟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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