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경북 정치권 ‘실세’ 김중권 유치 경쟁
  • 편집국 ()
  • 승인 1999.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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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마당

대구 · 경북 정치권
‘실세’ 김중권 유치 경쟁

“결국 대구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 같다.” “대통령이 대구 출마를 강권한다더라.” 최근 김중권 비서실장의 대구 방문을 둘러싸고 정가에는 대구 출마설이 급속하게 퍼졌다. 김실장이 참석한 행사장 주변에는 대구 중구 유권자 50d 명이 찾아와 출마를 권유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김실장 유치전을 벌이는 곳은 비단 대구 중구만이 아니다. 15대 총선 때 김실장을 낙선시켰던 영양 · 봉화 · 울진 지역은 물론이고 청송 · 영덕에서도 김실장을 모시려고 안달이다. 그런가 하면 최근 영주의 한 기관장은 공개석상에서 김실장이 이 지역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모두가 현 정권의 실세가 출마하면 지역 발전에 큰 덕을 보게 되리라는 ‘후진적’ 기대감 때문이다.

정작 김실장은 아직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주변에서도 대구에서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쪽과 경상북도에서 출마해 인근에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양론이 팽팽하다. 하지만 무어니 무어니 해도 김실장의 최종 선택은 김대통령의 의중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정가의 관측이다.

DJ 성토 원색 발언에
박근혜 “말 가려서 하자”

지난 11월 9일 한나라당 수원 집회에서는 여당을 성토하는 원색적인 발언이 줄을 이었다. ‘70 노인이 사정, 사정하니까 걱정이 돼서 충고 했다’ ‘김대통령이 얼마나 거짓말을 많이 했으면 공업용 미싱이 필요했겠느냐’는 등 이미 문제가 된 발언들이 다시 튀어나왔다.

감정 섞인 정권 성토가 대부분이었던 이 날 집회에서 연사로 나온 박근혜 부총재는 다른 의원들과 달리 원색적 비난보다는 정부 · 여당의 잘못에 대한 논리적 비판에 치중해 눈길을 끌었다.

박부총재는 여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삼성 - 대우 빅딜, 제2 건국 운동 등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귀를 기울였으면 여야 관계가 이렇게 악화하진ㄴ 않았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번 문건 파동과 관련해서도 “의혹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야당이 그 의혹을 밝히지 않으면 누가 밝히겠나”라고 야당 입장을 차분하게 정리했다.

박부총재는 ‘빨치산 발언’ 등 최근 여야의 자극적인 설전에 대해 “정치 공세에 치중한 감정적 발언들이 서로를 자극하면서 문제가 확대되고 있다. 여야 모두 자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회창, ‘정쟁 포화’ 뚫고
재즈 카페 찾은 까닭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최근 젊은 세대들과의 교감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지난 11월 11일 저녁에는 가파른 여야 대치 정국 와중에 짬을 내 신촌에 있는 재즈 카페를 찾았다. 젊은 벤처 기업인 모임인 ‘사이버 정부 사이트 자문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이총재는 이 자리에서 “여야가 시끄러운데 정치인이 젊은 벤처 기업가들의 모임에 참석한 데 놀라지 않았느냐”라고 운을 뗀 뒤, 21세기에는 전자 민주주의가 매우 중요하므로 젊은이들의 고민과 노력에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일에는 당사 총재 실에서 대학 강사들과 면담하고 점심 식사까지 같이 했다. 28일에는 대학로 카페에서 유학을 다녀 왔거나 해외 체류 경험이 있는 젊은이들을 상대로 강연할 예정이다.

이총재 측은 “젊은 세대가 구 여권에 맥이 닿아 있는 한나라당에 어느 정도 거리감을 갖고 있는 점을 이총재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내년 총선에 대비해 386세대 등 젊은층 수혈을 위한 노력이 곧 드러날 것이다”라고 밝혔다.

정은성 통치사료비서관
청와대의 ‘모든 일’ 전산화

청와대 통치살비서관은 대통령의 모든 공식 회의 · 행사 · 면담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며 기록한다. 현대판사관(史官)인 셈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역대 대통령들은 사관이 기록한 통치 사료 대부분을 청와대와 국립문서기록보존소에 남기지 않고 퇴임할 때 자기 집으로 가져가 버렸다.

최근 들어 정은성 통치사료비서관은 그런 관행을 제도적으로 뜯어고치는 ‘통치 사료 관리 시스템’ 구축 작업에 착수했다. 대통령이 참석한 모든 회의 기록과 발언을 전산화 해 후임자에게 넘기고 국립문서기록보존소에 영구 보존하기 위한 기초 작업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면 김대통령은 청와대 안에서 일어난 궂은일을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 없다. 최근 정비서관은 전직 대통령 측과 접촉해 가져간 통치 사료를 반납해 역사의 기록으로 보존하고자 설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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