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누구일까?
  • 박재권 기자 ()
  • 승인 1999.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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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머신즈 등 나스닥 상장 추진

제2의 두루넷은 어디일까. 현재 거론되는 기업은 10여 개. 하지만 전문가들은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나스닥 상장을 주가로 상승시킬 수단으로 삼는 기업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 가운데 실제로 상장 절차에 들어간 곳은 두 군데뿐이다. 그 중에서 가장 앞선 곳이 E머신즈이다. 삼보컴퓨터와 코리아데이타시스템이 미국에 합작 설립한 이 회사는, 올해 말에 나스닥에 상장해 최대 2억 달러를 조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 18일 스티븐 듀커 사장이 상장 시기를 내녀 2~4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E머신즈는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공모가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는 것 같다고 추측한다.

하나로통신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회사는 원래 12월에 나스닥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국내 주가가 2만2천~2만3천 원이나, 발행가가 최소한 20 달러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주간사인 골드먼삭스가 이보다 낮게 공모가를 책정했다. 이렇게 되자 하나로통신은 내년 1월 말 ~ 2월로 상장 시기를 미루었다. 올해 하반기 실적과, 3만원으로 예상되는 연말 주가를 공모가에 반영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한국통신프리텔 · 데이콤 · 프로칩스 · 한별텔레콤 · 메디다스 · 한글과컴퓨터 등이 나스닥에 상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주간사를 선정하고 서류 제출을 준비하는 업체는 한 군데도 없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2억 달러 정도를 유치한 한국통신프리텔은, 우선 코스닥에 등록한 뒤 내년에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닥 등록 업체인 프로칩스는 나스닥 상장을 중 · 장기 과제로 설정한 정도에 불과하다. 한별텔레콤도 구체적으로 진행된 것은 하나도 없다. 에이스테크놀로지 · 메디다스 · 한글과컴퓨터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나스닥 상장설을 의도적으로 흘리는 기업도 적지 않다. 두루넷에서 나스닥 상장 작업을 진행했던 양석표 경영기획팀장은 “나스닥 상장설을 흘리는 기업은 대부분 거짓말쟁이 기업으로 보면 된다”라고 잘라 말했다. 주간사를 선정하고 미국 증권거래 위원회에 서류를 제출하면 상장과 관련한 모든 것이 대외비에 부쳐진다. 이를 어기고 언론에 공표하면 상장 작업 자체가 중단된다.

따라서 ‘나스닥에 상장한다’고 떠벌이는 것은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떠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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