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냐 신진전문가냐
  • 안철흥 기자 (epigon@sisapress.com)
  • 승인 2000.03.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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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환 텃밭에 김윤태 도전

‘대선은 DJ, 그러나 국회의원은 박명환,’ 현재까지 나타난 마포 갑 지역 민심은 이렇다. 1997년 대선 때 김대중 후보는 이 지역에서 4만4천2백49표를 얻어 4만1천3백90표를 얻은 이회창 후보를 눌렀다.1만2천2백79표를 얻은 이인제 후보의 표까지 더한다면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 그러나 14대에 이어 15대도 국회의원 선거는 박명환 의원의 완승으로 끝났다.

 박명환 의원이 이 지역에서 태어난 토박이인 반면 14,15대 때 국ㅁㄴ회의 후보로 나온 김용술 위원장은 다른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당시 승패를 가른 요인으로 꼽힌다.  마포는 아직도 토박이 인구 비율이 서울의 다른 곳에 비해 높고, 타지 출신에 대한 배타 의식도 강한 편이다.

 민주당은 이런 마포 갑에 이번에도 타지 출신 후보를 공천했다. 전임 김용술 위원장과 바통터치를 한 이는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 386세대인 김윤태 위원장, 김위원장은 학생운동 경력에다 영국 런던 대학 정치사회학 박사라는 전문성까지 겸비하고 있어 타 지역의 역대 민주당 후보 중 가장 경쟁력이 있다는 당내 평가를 받고 이다.  그는 현역 박의원의 고려대 후배이다.

 아직 선거 열기가 본격화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명환 의원은 특유의 허허실실 전법으로 3선을 노리고 있다. “선거에도 왕도가 없다. 평소처럼 겸허하게 주민들을 만나고 다닐 뿐이다”라고 박의원은 여유를 부리고 있다.  신공덕동 .도화동 등이 재개발되면서 신흥 중산층 거주 지역으로 바뀐 점도 한나라당으로서는 다행이라고 본다.

 이에 반해 민주당 김윤태 위원장은 이 지역의 토박이 정서를 넘어설 수 있어야만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다.  그가 내세우는 선거 전략은 젊고 참신한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동네 사람 이미지가 강한 박의원의 아성에 도전하겠다는 것, 그는 우선 낙후 지역인 마포 갑을 발전시키기 위한 마스터 플랜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또한 김위원장은 영국 노동당의 이론적 토대인 ‘제3의 길’을 기초한 앤서니 기든스 밑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점을 내세우며 DJ정부 개혁의 이론적 전도사가 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김위원장의 도전보다 박의원의 수성이 더 견고한 모양새, 청년 진보당 원유선씨, 자민련 김원태씨, 구민회이 시의원 출신 이선재씨등도 출마를 고려 중이어서 김윤태 위원자에게는 결코 유리하지 않은 상황, 그러나 수도권에 386바람이 본격적으로 분다면 판세를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이 김후보측 전망이다. 이웃 선거구인 마포 을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고 있는 황수관 박사가 초기 기선을 제압하면서 민주당 분위기를 띄우고 있는 점도 김위원장에게는 원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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