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 당분간 불가능”
  • 박성준 기자 ()
  • 승인 1991.07.11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8년 유일한 치료제 ‘AZT'세계 2번째로 개발 …효과 약해

 한국의 에이즈 치료연구는 어디까지왔나, 에이즈 확산에 대한 공포가 날로 커지면서 국민들 사이에서는 에이즈의 예방과 치료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에이즈 치료연구의 최대 성과로는 지난88년 한국화학연구소의 金~~ 박사팀이 AZT라는 화학약품을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한 것이 꼽히고 있다. 아지토티미딘이라고도 불리는 AZT는 세계적으로 유일한 에치즈 치료제로 공인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재 삼천리화학(한국화학연구소 부설)에서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소는 이미 얻은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에이즈 치료제의 개발에 몰두하고 있으나 성과는 부진한편이다. 김완주 박사는 "AZT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천연물의 논뉴클레오사이드 계열 (뉴클레오사이드는 AZT를 구성하는데 세포 안에서 DNA복제를 차단한다. 논뉴클레오사이드는 뉴클레오사이드 계열이 아니라는 뜻)을 연구중이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밝힌다. 이밖에 럭키금성의 정밀화학연구소 등이 에이즈 치료약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이즈 감염 여부를 알아볼 수 있는 진단시약은 일찍부터 개발에 성공해 시판되고 있다. 이미 지난 89년부터 녹십자·동아제약·제일제당에서 각각 '하이비로엘리자' '에이즈디아' '유진보TLV' 등의 이름으로 생산해 국립보건원과 국립혈액원등 혈액검사기관에 공급하고 있다. 이들 진단시약은 모두 플레이트로 불리는 작은 대롱 속에 HIV를 정제, 홉착한 것으로 검사하려는 혈액을 플레이트에 넣어 항체형성반응을 알아보게 돼 있다.

 에이즈 감염 여부를 가리는 혈액검사법도 연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것은 '엘리자'로 불리는 항체검사법으로 최근 감염 사실을 모르고 수혈했다가 뒤늦게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피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검사했다. 효소측정법이라고도 하는 이 검사방법은 앞f-말한 진단시약으로 에이즈항체가 형성되있는지의 여부를 판단, 항체반응을 통한 감염 여부를 가린다. 그러나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항체검사법에도 구멍이 3다. "일반적으로 에이즈 바이러스에 대하서는 6~8주가 지난 뒤에야 항체가 형성되기 때문에 이와 같은 항체측정법으로는 에이즈 감염 여부를 정확히 가려낼 수 옅다"고 한국과학기술원 유전공학센터의 이영우 박사 (분자유전학)는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도 PCR검사법 둥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에이즈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는 '항원검사법'이 연구되고 있으나 전망은 불투명한 상태이다. PCR검사법은 바이러스에서 유전자 암호를 전달하는RNA만 있어도 이를 추출, DNA로 전환한 뒤 증폭해 에이즈 감염을 판단하는 방법이다. "PCR은 매우 복잡하고 특수한 실험이필요하고 일반인에 모두 적용하기 어려워 당장은 실용화가 불가능하다"고 국립보건원의 申榮牛 박사는 말한다.

 에이즈 퇴치의 열쇠라 할 수 있는 백신개발은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수년내로 백신이 나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오고 있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직은 성과를 기대하기 요원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백신이 개발되려면 원인균이 고지식해야 하는데 HIV의 활동이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당분간 백신개발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에이즈 백신개발이야말로  전세계의 '에이즈 전사'가 '화력'을 집중해야 할 마지막 목표물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