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삔 발목’ 어디에서 치료할까
  • 안은주 기자 (anjoo@sisapress.com)
  • 승인 2006.05.15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치의에게 물어보세요]

Q: 발목을 삐면 한방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은가, 정형외과에서 치료받는 것이 좋은가? 일단 삐면 사진을 찍어보아야 하는 것까지는 아는데, 그 이후 치료는 어느 쪽에서 받는 것이 좋은지 알고 싶다.

A: 주로 발목의 바깥쪽 인대와 무릎의 안쪽 인대가 잘 다치는 부위인데, 다친 정도에 따라 회복 기간과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다. 인대 손상은 몇 개의 섬유(인대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들만 파열되는 가벼운 손상에서부터 인대 전체가 파열되는 손상까지 다양하다. 인대 손상은 세 가지 등급으로 나뉘는데, 제1도 염좌는 몇 개의 섬유만, 제2도 염좌는 인대의 상당 부분이, 제3도 염좌는 인대 전체가 파열된 상태이다.

 
제1도는 관절은 늘어나지 않았고, 인대에 힘을 가하면 통증이 나타난다. 제2도에서는 힘을 가할 때 통증뿐만 아니라 관절 이완이 관찰된다. 제3도는 관절 이완이 심하게 나타난다. 제1, 2도 염좌는 다친 부위의 혈관 손상으로 혈액이 고이고 붓게 되므로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안정(필요하면 목발 이용), 냉찜질, 압박(탄력붕대), 다친 부위 올리기 따위 치료가 필요하다. 심한 손상에서는 발목 고정이 필요한데, 공기 부목, 테이핑, 석고붕대 등을 이용한다. 3도 염좌(인대 완전 파열)에서는 인대를 복원하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어깨나 무릎의 경우도 인대가 완전 파열되면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어깨 회전근개 파열, 무릎 십자인대 파열). 황선홍 코치·이동국 선수가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은 적이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찰과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김태완(인천사랑병원 부원장·정형외과)

A: 사진을 찍어보지 않고는 양의사나 한의사 모두 발목이 삔 상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단 발목이 삐면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좋다. 확인하고 치료하면 마음도 편하다.

수술이 필요한 심한 염좌가 아니라면 한의사나 양의사 모두 비슷한 치료 방법을 쓴다. 우선 피가 나고 부어 있는 환자의 발을 차게 해주고, 압박을 한다. 다친 다리를 높이 올려 피가 잘 통하게 해주고, 통증을 줄이거나 부어 있는 부위를 가라앉히는 약을 처방한다. 물론 한약과 양약은 다르기 때문에 한의사나 양의사가 처방하는 약은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는 한방 치료나 양방 치료 모두 비슷하다.

 
하지만 한방에서는 서양의학에는 없는 침 치료와 인체 경락 관련 치료를 한다는 점에서 양방 치료와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초보 한의사조차도 못 걷는 사람을 침 치료 한 번으로 멀쩡하게 걸어가게 할 수 있다. 그것은 상처 부위에 막혀 있는 순환 장애의 상태를 확 뚫어주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염좌 부위에 순환장애가 발생하면 통증이 발생하므로 삔 부위에 잘 통할 수 있는 혈자리를 선택해 침 치료를 한다. 그리고 부어 있는 부위를 잘 통하게 할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하여 처방한다. 온찜질을 하고 침 치료를 몇 번한 뒤 환자가 무리하지 않고 쉬면 심하지 않은 경우 1~2주일이면 거의 정상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환자가 쉬지 않고 움직이면 한의사나 양의사 모두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일단 걸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다 나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통증이 줄더라도 부종은 금방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 침 치료 후 통증이 줄었다고 움직이면 통증이 더 심해지거나 그 부위를 또 삘 수도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