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한반도 ‘폭풍의 계절’
  • 남문희 전문기자 (bulgot@sisapress.com)
  • 승인 2006.05.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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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방북·SCO 정상회의 잇따라 열려…미국의 대북 정책에 중요 변수 될 듯

 
한반도 정세의 초점이 6월 중순으로 쏠리고 있다. 현재 가시화한 것은 6·15를 전후한 김대중 전 대통령(DJ) 방북이다. 지난 5월9일 노무현 대통령은 울란바토르에서 ‘북에 대해 많은 양보’를 할 용의가 있음을 밝힘으로써, DJ 방북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함께 강력한 지원 의사를 내비쳤다. 노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보수언론과 야당이 즉각 무차별적 공세에 나서 또다시 ‘노무현표 설화 사건’ 비슷하게 몰아가고 있다.

아직 가시화하지 않았지만, 6월의 또 다른  변수로,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인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들 수 있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이 참여하는 이 회의는 올해가 5주년째로, 갈수록 미국의 단일 패권에 맞서 군사 협력의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26일 이미 6개국 국방장관이 베이징에서 모여, 내년도에 대규모 연합훈련을 러시아에서 하기로 합의한 바도 있다.

6월의 두 행사가 중요한 것은, 그 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 정책 향방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도쿄에서 열린 국제회의(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를 전후해 워싱턴에서 이와 관련한 의미 심장한 얘기가 흘러 나왔다. 즉 4월 도쿄회의와 관련해 미국측은 초기에 이를 북·미 관계 개선의 계기로 활용하는 문제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6월에 이루어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상하이 방문과 6·15 남북 행사를 지켜본 뒤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결국 6월의 두 행사와 미국의 대북 정책이 연동되어 있는 형국이다. 이 중 SCO 행사가 어떻게 치러질지는 이미 분위기가 대략 나와 있다. 지난 5월1일 미국이 워싱턴에서 미·일 국무·국방장관회의(2+2)를 요란하게 개최하며 미·일 동맹 체제를 과시한 것은 바로 이 행사에 대한 견제 및 경고의 성격을 띤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이에 대한 중·러 양국의 반발이 있을 것이고, 이 경우 미·일 대 중·러의신냉전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남북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지금까지처럼 한쪽은 미·일, 한쪽은 중·러에 편입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눠야 하나. 모르긴 몰라도 노무현 대통령이 평소의 그답지 않게 김정일 위원장에게 무조건 만나자고 한 데에는 이 같은 절박한 정세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었을 것이다. ‘반대’도 좋고 ‘보수’도 좋지만, 그에 앞서 민족 생존에 대한 더 사려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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