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브먼트 비법을 알자”
  • 송 준 기자 ()
  • 승인 2006.05.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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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드캅> 제작진, ‘할리우드 공식’발견해 시나리오 작업에 첫 응용



 지난 3월27일 영화 <키드캅>(이준익 감독)촬영이 시작됐다. <키드캅>은 헐리우드 영화를 분석해 우리영화를 제작하는 데 반영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작지 않은 의의를 지닌다.

 이감독(34)은 지난 90년 “우리 영화를 할리우드식으로 만든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때까지 한국 영화는 직접 해외시장을 노리기보다 유명 영화제를 겨냥한 문예 영화가 지배적이었다.

 그는 우선 경비가 적게 드는 어린이용 오락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첫 작업은 시나리오를 분석하는 일이었다. 사이드 필드의 극작 지침서 <스크린 플레이>를 뒤지면서 그는 할리우드 영화를 분석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곧 팀을 구성했다. 허경진 조철현 등과 함께 약 한달간 <다이하드> <구니스> <나홀로 집에>를 스톱워치를 사용해가면서 30여번씩 틀어보았다.

 이들이 발견한 것은 ‘무브먼트 공식’이었다. ‘발단-구성 분기점1-전개-구성 분기점2-결말’이 정교한 공식으로 이뤄져 있었다. 허경진씨(31.시나리오 작가)는 “세 영화의 구성이 거짓말같이 맞아 떨어졌다. 긴장과 이완을 3분 간격으로 배치하는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시간 계산을 고려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분석을 토대로 이들은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세 영화의 구성 분기점들을 나누고, 그 안에 담긴 시퀀스 (몇개의 장면이 모아진 여화의 부분)의 수와 길이를 재고,각 무브먼트의 내용과 배열을 관찰한 다음 역순으로 <키드캅>의 내용을 써 나갔다.

 <키드캅>은 스케이트 보드.자전거.롤러 스케이트를 즐기는 다섯 악동이 폐쇠된 백화점 안에서 중무장한 5인조 강도를 만나 꾀와 용기로 위기를 극본한다는 이야기이다. 이준익 감독은 “한국적 웃음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 볼거리로 승부한다는 자세로 에피소드와 특수효과 등을 충분히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영화의 반응도에 따라 컴퓨터게임과 디자인.팬시산업 등에 <키드캅> 스토리와 로고를 재활용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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