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사 1년의 心懷 울분 삭이며 百日기도 끝냈지만ㆍㆍㆍ
  • 김동선 편집위원 ()
  • 승인 1989.12.10 0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全斗煥씨 ‘부처님 진신사리 봉정식’ 연설 全文

다음은 11월23일 百潭寺에서 열리 全斗煥 前대통령이 부처님 진신사리 봉정식 에서 행한 연설내용 전문이다. 백담사 은둔 1년만에 대중앞에 선 그는 자신의 心懷를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은둔생활에 얽힌 그의 정신적 편린을 읽을 수 있는 자료로 판단되어 연설내용을 그대로 게재한다.

 오늘 날씨도 쌀쌀한데 불교연합회 회장이신 총무원장님을 비롯해서 전국의 많은 불교계 지도자들과 많은 불자님들이 요사이이 겨울을 맞이해서 월동준비를 하신다든지, 집안문제가 집집마다 산적해 있을텐데도 불구하고 백담사까지 찾아주신 데 대해서 우리 내외는 진심으로 여러분들에 대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말로만 감사하다고 해서 속이 좀 안찹니다만, 뭐 백담사에서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표시를 별도로 할 방법도 없고 천상 말로 때울 수밖에 없어요.

 말로 때울 수밖에 없는데, 뭐 여러분들이 사실 아시다시피 우리 내외도 백담사에 와서 얹혀 사는 신세이기 때문에 뜨신 물 한 잔도 여러분들에게 우리 힘으로 대접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 백담사에서도 형편이 닿는 데까지 우리 불자님들을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여러 가지 불편하시고 날씨가 차갑더라도 여러분들이 신심을 가지고 잘 인종해주시면 더 이상 고마움이 없겠습니다.

 그리고 이 백담사라는 곳은 여러분들이 와보셔서 잘 알겠지만, 아무리 요새 세상이 교통이 발달됐다 해도 이 백담사가 얼마나 산골짜기인가 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이해하실 수 있을것입니다.

 그래 이 골짜기에, 저 밑에 보면 동네가 있지요. 거기가 麟蹄郡 元通인데, 그 지명 이름이 생긴 것은 옛날에 이 지역에 사는 분들이 남편이나 아들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객지에 내보내면, 나가면 돌아오지 않는 거예요. 돌아올 수가 없어서, 원통해서 못 살겠다, 이래서 동네이름이 인제군 원통이라고 그래요.

 그런데 원통에서 여기까지 오시려면 차량으로, 내가 알고 있기는 한 40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 백담사가 얼마나 깊은 골짜기입니까.

그래 우리 내외가 이 백담사에 온 경위는 불자되는는 여러분들이 잘 알고 계실 겁니다ㆍㆍㆍ. 계실 것이고, 우리가 백담사에서 와서 처음부터 불교를 믿는다든지 부처님과 인연을 맺는다든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온 게 아닙니다. 그런 마음먹고 왔다면 준비를 더 단단히 하고 왔겠지요.

 ㆍㆍㆍ왔겠지만 내가 여러분들과 약속하고, 국민들하고 어떻게 약속을 했느냐 하면 나는 대통령 임기가 되면 하루도 더하지 않고, 하루도 덜하지 않고, 딱 그 날짜가 되면 내 발로 청와대를 걸어나갈 것이다, 하는 것을 수차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켰어요. 내가 대통령을 하다가 도중에 낙제를 한 사람도 아니고 퇴교를 맞은 사람도 아니고 약속대로 평화적으로 정권을 넘기고 나왔는데, 이게 하도 대통령 재임시에 완전히 나라를 망치고 나라재산을 내가 다 들어먹은 것 같이, 들을 수 없는 비난과 매도를 하기 때문에, 물론 그렇습니다.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아무리 잘 하려고 애를 써도 지혜가 부족하고 능력이 부족해서 시행착오가 많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데, 또 칠년반 동안에 전부를잘못하기도 어려운 거예요. 전부를 잘못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하도 섭섭하고 분하고, 원망스럽고 그래서 세상 사람이 보기가 싫어요. 만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지 않을 곳을 찾았는데 갈곳이 두군데 있더라고요. 한군데는 바닷속으로 가는 길이고 한군데는 산 속으로 가는 길인데, 바닷속으로 가면 잘못하면, 태풍나면 빠져 죽지 않아요(웃음).

 아직까지 좀더 살아야 될 것 같아서 산을 택해 가지고 온 곳이 이 백담사지요.

 백담사, 여기 처음에 오니까 여러분들이 지금 보시는 절이란 것이 규모가 작지만, 작은 것은 고사하고라도 백담사가 상당히 폐허가 있는 절이었습니다. 내가 여기 오니까, 저 일주문에 들어서니까 제일 처음에 느낀 인상이 뭐냐하면 KBS에서 나오는 ‘전설의 고향’있지요? 보신 분이 있겠지만, 유령도 잘 나오고 귀신도 잘 나오는 그런 절간 같아요.

 그래, 참 서글프고 또 여기 우리 온다고 이제, 절에서 갑작스럽게 군불을 많이 때가지고 연기가 말이죠, 반은 구들로 새고 반은 굴뚝으로 나오더라고요. 그러니까 연기가 매운 정도가, 지금 다 지나서 옛 얘기가 됐습니다만, 여기 와서 슬퍼서 운 게 아니라 연기가 매워서 앉아도 눈물, 서도 눈물이 나왔습니다.

 지금 여러분 추우시지요. 작년 이맘때 제 기억에 영하 10도였습니다. 영하 10돈데, 지금은 영상인 줄로 알고 있어요. 영상인데, 나는 여러분들이 여기 많이 오신다고 해서 참 걱정을 많이 했어요. 왜 걱정했냐면, 영하 10도나 영하 5도나 내려가면 여러분들이 여기 오시는 것은 더할 것도 없고 추워서 큰 고생을 하시겠구나, 해서 안오시면 하고, 사실 그렇게 바랬습니다. 이 먼 데까지 와서 신통한 대접도 받을 것도 없고 추워서 고생만 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픕니까. 그래서 좀 안 오셨으면 했는데 이렇게 많이 찾아오셔서ㆍㆍㆍ.

 그런데 오늘, 날이 또 백담사 내설악에서 보기 드문 아주 청명한 날입니다. 청명한 날을 맞이해서 온도도 영상이고 견딜 만하고요.

 이건 내가 볼 때 여러분들이 평소에 공덕을 많이 쌓으신 분들이 오늘 여기 오셨구나, 또 여러분들이 모시고 계시는 많은 스님들이 참 신심이 아주 두터우신 분들만이 아니라 신통술이 아주 높은 분들이 오셨기 때문에 비가 올래야 올 수 없고, 맑은 날씨가 여러분들에게 오늘 여기 오신 보답을 내려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여기 오셨기 때문에 우리 내외가 여러분들에게 무슨 보은할 길이없어서, 오늘 새벽에 일어나가지고 “오늘 백담사를 찾아오시는 모든 불자님들은 소원을 성취하시고 건강하시고 또 지혜를 많이 내려주셔서 모든 일이 아주 술술 풀리게, 이렇게 해주십사” 하고 제불보살님들게 기원을 해드렸습니다. 그것도 아주 지극히 정성으로 기원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기 찾아오시는 모든 스님들에 대해서는 “하루속히 성불하셔서 이 나라를 불국토로 선사하는, 그런 지혜와 인내를 내려주십사” 하고 기원했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들이 집에 돌아가시면 조그마한 소원이나마 이루어져 있을 겁니다. 예를 들면 바깥양반이 밥을 지어먹는다든지(폭소)ㆍㆍㆍ이런 것도 다 소원이거든요(폭소 계속)

 우리 내외가 부처님과 인연을 맺게 된 경위는 절에 와서 밥 얻어먹고 사니까 스님들 눈치가 보이지 않아요?(웃음) 절에 오면 절 규범을 지켜야 되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지켜야  되는 법인데 이틀 밥을 먹고 그냥 지내니까 미안해서 주지 스님에게 물어보았어요. 절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으냐, 어떻게 지내야 절에서 쫒겨나지 않고 잘 며칠 좀 쉴 수 있느냐, 하니까 아침예불을 꼭 들어와야 된다는 것입니다.

 “아침 예불이라는 것은 기도가 아니고 종교를 초월해서 누구나 다 절에 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불자독송집이라든지 불경책이라든지 이런 것을 준비해두었다가 친절하게 다 주시더라고요. 그래 3일째 되는 아침부터 말이지요, 내가 법당에 기도하러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영하 17도였어요. 여러분들이 밖에서 이렇게 보시면 법당이 멋지게 보입니다. 그죠? 그런데 실지 이 안에 들어와보면 벽이 판자 하나를 가지고 대놨어요. 그게 뻐금뻐금합니다. 그리고 마루도 다 벌어져가지고 바람이 동서남북에서 막 통하는데, 이게 희한한 법당인 게, 여름에는 바람이 잘 안들어와요(웃음). 근데 겨울에는 황소바람이 들어오는데 내가 양복만 입고 들어앉아 있으니까 얼마나 추운지요. 춥다고 말할 수가 없어요. 춥다고 표현하기 어렵고, 맨처음에 손가락, 이, 코, 발이 얼기 시작하는데 “굉장히 시간이 많이 지났겠지”하고 시계를 보니까 5분도 안 지났어요(웃음).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ㆍㆍㆍ다행히 우리 집사람보고는 “내가 여러 가지 요령을 알아가지고 알으켜줄테니 추우면 임자는 나오지 마소” 했는데, 백일기도를 한번 하라고 그래요.

 그래 백일기도를 하는데, 백일기도할 때 실패했다고 하면 신문이고 뭐 텔레비전이고 실패했다고 주먹만한 글자고 “백일기도 실패” 이렇게 할테니까(웃음) 아예 하지 말라 이거야.

 사람이 살아가는 데 모든 일은 자기가 원인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결과가 온다는 겁니다. 그래서 남한테서 원인을 찾아요. 저 사람이 나를 해쳤기 때문에 이렇게 됐다, 다 이것이 부처님 말씀대로 마음에 있는 거라요. 그래 일체유심조라.

 그래 우리 내외도 말이죠. 여기 올 때는 상당히 섭하고 원망스럽고 이래서 내가 죽기 전가지 나한테ㆍㆍㆍ이게 業障소멸이라고.

 그러나 업장소멸은 아주 고통스럽지만,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지, 누가 누구를 원망하고, 누구를 미워하게 되면 또 새로운 惡業을 또 짓는단 말예요. 그러면 난 그 악업을 또 업장소멸해야 되고ㆍㆍㆍ.

 중생에서 업장소멸을 못하고 내세에 가서 업장소멸한다 하더라도 이건 자손들에게 유산으로 남게 대요. 그래 우리가 이제는 아무도 미워하지 말고, 누구도 원망하지 말고, 업장소멸로 받아들이고 마음 편안하게 먹자, 그래 우리 내외가 각오를 아주 단단히, 결의를 굳게 했지요. 그러나 굳게 했는데, 그 결의는 항상 1분도 안 지나서 그 마음이 도로 생겨났어요. 그까짓 인과법이고 뭐고 죽어서 극락ㆍ지옥에 수천번 가더라도 손볼 사람은 봐야지 말이야(웃음)ㆍㆍㆍ그런 생각이 든단 말이야. 그러나 내외간이지만 서로간에 약속을 하고 결의를 했으니까 밖으로는 말은 못하고 속으로는 인제ㆍㆍㆍ밤에 가만히 자다가 인과법도 생각도 해보고ㆍㆍㆍ.

 인과법을 따라가려면 그러면 안된다 생각되는데, 안된다는 생각은 이성이고, 이 마음인지 정신인지 뭐인지 이것은 시도 때도 없이 목에, 목덜미를 탁탁 일으킨단 말이야. 그래 내가 자다가 벌떡 일어나가지고 내가 내자를 깨워가지고 “인과법이고 뭐고 이거 안되겠어, 이건 말이야 몇사람이나 내가 손을 좀 볼까?” 그러면 “아이 그 인과법 가지고 그렇게 마음을 안정시놓고 왜 그러냐”ㆍㆍㆍ냉수, 주전자에다 냉수를 항상 떠다 놓는데 냉수를 한잔 주면서 냉수나 한잔 하시고 마음을 안정시키라고ㆍㆍㆍ. 다시 말하면 냉수 마시고 속차리고 자자(폭소), 그래 내가 관세음보살 하나 옆에 모셔서 참 든든하다ㆍㆍㆍ.옆에서요, 충고를 해주면 큰 도움이 돼요. 그때는 마음이 가라앉아 그러면 안되지 이렇게 생각이 드는데, 한 이틀 떠억 지나면 우리 집사람이 자다가, 내보고 주무시냐고, 내가 안 잔다고 하면 벌떡 일어나가지고 “어제 그저께 당신이 말씀하신 것 것이 맞다”고, 매사를 말이야 그런식으로(웃음)ㆍㆍㆍ그 양반이 그랬습니다. 그래 내가, “아니 이 사람이, 이틀전의 관세음보살님이 한 이틀 지나니까 왜 이렇게 악마가 됐어?(폭소) 당신 그런 소리하지 말고 괜히 잠도 안오고 화병만 나니까 냉수나 마시라”(폭소) 하고 주전자 물 한잔 부어주면 자기도 마시고, “아 그렇지요”하면서 이렇게 해서 백일기도를 쭉 했습니다.

백일기도를 하니까 건강도 좋아지고ㆍㆍㆍ그래 스님들에게 물어보았어요. 백일기도 다 끝나면 남자가 패기도 없어지고 병신되는 것 아니냐, 그래 물어보았더니 그게 기도 경험이라고 그래요. 나도 처음에는 백일기도라면 영화를 보다든지 소설책 같은 것을 읽어보면, 산속에 들어가서 바위 위에 떡 앉아 기도하면 신통술이 오거든, 신통술ㆍㆍㆍ. 탁 치면 연기가 푹 나고, 날아다니고, 없어지고ㆍㆍㆍ신통술이 생기는데, 나도 기도하면 그런 거나 하나 생기는가 싶어 열심히 했는데 결국은 마음이 느긋해지고 편안해지는 그런 결과가 오더라고요.

 그래서 나머지  한 한달쯤은 열심히 했어요. 기도를 아주 열심히 했더니 기도가 다 끝나고 나니까 마음이 편안하고요, 또 몸이 가벼워져요.

 내가 불교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불교를 할려고 한 것은 아닌데, 불경책을 이렇게 들여다보고 스님들께 법문을 들어보니까요, 사람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가만히 생각해보면 맞는 것 같아요. 어린애들 볼 때, 돌도 안 지난 어린애를 보면 욕심이 있습니까, 뭐가 있습니까?

 그런데 사람이 살면서 탐욕이 있어가지고 자꾸자꾸 부처님 가는 길은 이 길인데 사람들이 이 길 간다 이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마음에 녹이 스는데, 이 녹만 닦아내면 누구나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거에요. 이 진리를 빤히 아시는 분이 스님들이신데, 스님들 지금 열심히 녹을 닦고 계시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대통령까지 다하고 내가 지금 별로 할 것이 없단 말입니다. 할 것도 없는데 나이도 육십 다돼가니까, 지금부터 마음을 닦아가지고 부처가 한번 돼봐야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불교에 대해서 매력을 가지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열심히 했는데, 그것도 한참 불경 공부를 해보니까 또 어떤 구절이 나오느냐 하면, 부처님이 어떤 말씀을 하셨느냐면, 부처가 되겠다고 마음먹는 그것도 탐욕이라는 거야(웃음). 탐욕 가지면 아무것도 안되거든요. 그래 그만 포기를 해버리고 부처님 말씀 가운데 아주 참 좋은 말씀을 마음속에 개겨가지고 앞으로 일생동안 이것을 실천에 옮겨야겠다. 이것이 내가 올바로 여생을 사는 길이다, 이렇게 마음을 먹었거든요.

 그래 제일 처음에 와서 불경공부를 해보니까 너무 어려워요. 그래서 내가 스님들보고 “불경이 너무 어려우니까 신도들이 어떻게 이 불교를 믿겠느냐, 좀 쉽게 번역도 하고 그렇게 하십시오”라고 내가 많이 건의도 하고 했는데, 그것, 많이 그래도 번역하고 해서 쉽게 나왔습디다, 알고 보니까.

 그리고 布施라고 있지요. 그러면 돈 없는 사람은 남이 베풀 게 없는데 남을 어려울 때 격려해주고 남에게 용기를 내게 해주는 것이 물질적인 것보다 더 큰 功德이 된다는 겁니다.

 그 마음에 부처님은 벌써 3천년천에, 부처님은 진짜 부처님이예요, 검소하게 살아라, 마음속의 성냄을 없애라, 그리고 항상 감사한 마음과 기쁜 마음을 가지라, 그러면 복을 구할 수가 있느니라, 이랬단 말이에요. 성내는 것을 자제하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열번 낼 걸 아홉번으로 줄일 수 있고, 아홉번에서 여덟 번으로 줄일 수 있고ㆍㆍㆍ.

 예를 들면 여러분들 가운데 남편이 밖에서 기분 나쁜 일이 있어 집에 와서 화를 낼 때 같이 화를 내면 안됩니다. 화를 다스릴 줄 알면 그것이 곧 극락입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손보고 싶었다’는 사람들

친구들인가, 아니면 등돌린 부하들인가

“지옥에 가더라도 몇사람은 손보고 싶었다”는 全씨의 발언에 政街에서는 그 ‘몇사람’이 ㅊ, ㅂ,ㅇ,ㅎ씨일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지난 11월23일 百潭寺에서 열린 全斗煥 前대통령의 부처님 진신사리 봉정식 봉헌사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 全씨는 백담사 법당 앞에 마련된 연설대에서 전국에서 1천5백여 신도들에게 “그까짓 인과법이고 뭐고 죽어서 극락ㆍ지옥에 수천번가더라도 손볼 사람은 봐야지 말이야”라는 등의 ‘유배생활’ 1년 동안의 불편한 심기를 밝혔는데, 화제의 골자는 ‘손을 보겠다는 그 몇사람’은 과연 누구누구인가라는 것.

 全씨는 이 공개연설 전날 밤, 백담사를 찾아온 작가 李炳注에게도 같은 내용의 말을 토로한 바 있어(11월24일 ㅈ일보) 그 발언이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골수에 사무친 원한의 표출’이라고 풀이되고 있다. 民主黨 당직자들이 글자 하나하나까지 신경을 써가며 분석했다는 李炳注씨와의 對談에는 ‘지옥에 가더라도 몇사람 손보고 가겠다’는 全씨의 원한이 어디에 있는지 말해주고 있다. 全씨는 李씨에게 “부처님 설법 가운데 가장 귀중한 것이 인연법이고, 어떤 사람이 나를 배신했다고 하면, 아마 전생에 내가 그 사람에게 잘못한 짓을 했구나, 지금 나는 그 業報를 받고 있지, 이렇게 생각하면 만사가 그로써 끝나지요”라고 토로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냉수를 마시며 화를 달랬다’는 것이 배신감 때문이라는 것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면, 그 몇사람은 과연 누구누구일까?

 全씨 측근들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정가에서는 6共의 주역이 된 과거의 ‘全씨 부하들’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견해는 지난 1년 동안 백담사에서 흘러나온 얘기들과 몇가지 사례에 근거하고 있는데, 특히 지난 9월 중순 鄭銶永 청와대민정수석비서관이 盧대통령의 ‘特使’자격으로 백담사를 찾았을 때 全씨가, 지난해 백담사로 떠나올 때 있었던 일들을 상기시키며 정권인수팀으로 활약한 ㅊ씨, 비서관 출신으로 현직장관인 ㅂ씨, 금융계를 주름잡던 ㅇ씨 등에 대해 심한 불만을 토로했다는 점을 들어 全씨가 ‘과거의 부하들’중에서 특히 이 세사람을 미워하고 있다고 추측하고 있다. 야당 소식통들은 全씨가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5共시절 全정권의 실력자들이었다가 6共의 핵심인물이 된 ㅊ,ㅂ,ㅎ씨 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권력 이양작업을 주도하면 全敬煥씨 구속을 강력히 주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全씨가 과거 대통령이었고, ‘오야붕’기질이 강한 점을들어 ‘등돌린 부하들’보다 친구들에 대해 더 심한 배신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 것이다.

 지난 1년동안 백담사쪽에서 “정치 때문에 수십년 친구를 잃었다”는 소리가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지난 5월에는 백담사를 찾은 한 종교계 인사입을 통해 ‘친구’에 대한 全씨의 섭섭한 마음이 전해졌다. 이 종교계 인사가 全씨에게 “대통령이 어렵다면, 가장 측근이라도 한번 여기에 와 각하 내외가 겪고 있는 고통을 느낄 수 있다면 사정이 이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자, 全씨가 “그것은 인간의 오리를 아는 사람들간의 얘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해서, 全씨가 누구보다도 盧대통령에게 심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석되고 있다.

 그리고 30년 친구였다가 사이가 벌어진 인사들로는 鄭鎬容, 金復東씨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全씨는 鄭鎬容씨에 대해서 “의리 있는 줄 알았는데 돌아서버렸다”는 말을 자주 하고 있다는 것이어서 鄭씨에 대해서도 배신감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볼 때, 全씨가 손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과거의 친구들인지, 또는 부하들인지 구별이 애매해진다.

 그러나 全씨가 현재 처해 있는 입장과 ‘현실적 힘의 한계’를 고려한다면, 그 ‘몇사람’이란 아마도 ‘등돌린 과거의 부하들’일 것이라는 해석이 유력해진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