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민주주의에 대한 실험적 논의
  • 김춘옥 편집위원대우 ()
  • 승인 1989.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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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민주주의와 민중민주주의’ 세미나

지난달 16일 숭실대 기독교사회연구소가 주최한 ‘사회민주주의와 민중민주주의’란 주제의 세미나에서는 申光榮교수(한림대 · 사회학)와 崔章集교수(고려대 · 정치학)가 각각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 모델’과 ‘민중민주주의의 구상’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各異한 민주주의에 대한 ‘실험저거 논의 ’로 주목을 받은 두 논문의 내용을 요약해본다.

申교수는 우선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를 두가지 형태로 나눴다. 첫째로 의회를 통해서 사회구조를 변혁시키고자 하는 여러가지 정치이념을 통틀어서 지칭하는 것이 사회민주주의라고 규정, 이를 혁명적 사회변화에 대응되는 정치적 이념으로 분석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경험적 사회제도로서 사회민주주의를 논의하는 접근방법이다.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란 닝런 두가지 관점을 통해서 살피면 곧 스웨덴에서 실험되고 있는 조직적인 정치사회적 과정에서의 사회민주주의를 의미하게 된다는 것이 申교수의 주장이다.

스웨덴식사회민주주의의 특징은 이같은 이념이 조직률이 높고 동원력이 강한 노동조합의 힘에 기초하여 발전해왔다는 데 있는데, 그 바탕은 자본주의를 토대로 한 것이랄 한다. 그 결과로 자본가들의 특권이 줄어들고 민주적인 노조가 탄생됐던 것이다. 집권당인 사회민주당은 노동과 자본간의 불평등을 ‘느린 혁명’을 통해서 해결해올 수 있었다고 申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스웨덴 사회민주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申교수는 그 개혁과 노동계급력이 자본주의의 경제적 합리성에 뿌리를 내리면서 강화됐다는 데 있다고 파악한다. 이같은 과정 때문에 항상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을 요인들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스웨덴식 사회민주주의는 경제성장이 유지되고 자본주의의 경제적 합리성이 지속되는 조건 아래에서만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崔章集교수는 우리사회에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하는 주체가 바로 민중인 만큼 민주화운동의 특징은 민중민주주의에 있다고 정의했다. 崔교수에 따르면 구체적으로는 노동자, 농민, 新 · 舊중산층, 전문지식인, 청년학생, 진보적 지식인, 중소자본가들을 민중 속에 포함시킬 수 있다. 한편 이 민주주의는 민중의 권력이므로 누구에 의해서 대표되거나 매개되거나 동원되지 않은 상태를 지향한다. 따라서 민중민주주의란 기본적으로 참여민주주의이며 그 운동이란 지배블럭에 항거하는 민중자주의 운동이다. 또한 민중민주주의운동은 정치적 민주화, 노조대중의 생존권 확보 및 복지의 실현, 대외 종속성 및 분단극복을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민주주의는 이같은 운동을 성취하려는 핵심적인 정치수단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를 목표로 하는 운동이라고 崔교수는 주장한다.

이같은 민중민주주의는 서구의 사회주의와 자유주의에 대비할 수 있는 바, 그 근거에 대해서 崔교수는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었다. 첫째 자유주의로 비교될 수 있는 이유는 부르조아지가 할 수 없었던 시민사회의 형성에 따른 시민자유와 권리의식을 일깨우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둘째로 사회주의에 비유될 수 있는 이유는 부르조아사회가 구축해놓은 부정의와 불평등 구조에 대한 평등주의적 개혁의 욕구를 밑으로부터 결집하여 운동으로 전개하고 잇다는 점 대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그 주체는 서구에서와 같은 프롤레타리아가 아니라 민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서구에서 부르조아지가 성취했던 민족국가 형성의 역할을 이 땅에서는 민중이 담당하여 분단된 조건 아래에서 민족통일의 과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데에 그 특성이 있다는 것이 崔교수의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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